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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 실화를 보는 이유.

 


American Sniper, 2014



첫 대사가 이거다.


"XX 찜통이구만, 개똥맛이 나."


내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 영화'를 보는 이유는 이런 걸(?) 보려고다. 그러니까, 한껏 비꼰, 유치하고 절박하면서도 자학적인 개그와 현실감 넘치는 밑바닥 대사를 수집하고 싶어서다.


뭘 이런 걸 수집하나 하겠지만, 미국식 밑바닥 유머는 한 번 맛들이면 앵간해선 빠져나오기 힘들다. 고로, 다큐나 실화 위주로 가볍게 개그치는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다. 근데 전쟁실화는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미드 젠킬을 생각하며 가볍게 들어갔다가 된통 당하고 나온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끝은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찝찝하거나, 감동이거나. 그리고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영화'는 찝찝하다 -_- 그게 무엇이든 결과는 안 좋을 것이다. 라는 전제로 시작되는 일이 전쟁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라크를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참으로 많은 영화적 소재를 남겨준 것 같다;;;; 21세기 들어서 있었던 전쟁 중에 대규모의 보병을 파병해 이토록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전쟁이 또 있을까.


이제 갓 스물이 넘은 젊은 미국청년들이 이라크에 갔으며, 죽거나 정신이 이상해지거나, 인생의 큰충격을 받고 돌아온다. 그리고 그 중에 전설의 스나이퍼로 이름을 날렸던 주인공이 있다. 


실화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어릴 적 행적과 마지막 파병, 그리고 그 이후의 사건들까지. 꽤나 잘 짜여진 구성으로 보여준 영화다. 


도대체가 왜 싸우는지 -_- 모르겠지만, 우선 살려고 총을 드는 건 맞다. 정의를 따지면 뭐할 것인가;;; 만고에 쓸모가 없는 전쟁인데;;; 무쓸모다. 미드 젠킬에서 자학에 가까운 코미디를 엿볼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건 시작부터 끝까지 내내 우울하다. 일주일 내내 같은 음식을 섭취한 기분. 그래서 우울증 올 것 같은, 그런 느낌적 느낌...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다.




계속 적을 죽인다라고 나온다. 이게 되게 무서운 말인데, 사람을 죽인다, 사람을 죽이겠다.라고 나오지 않는다. 공식적 허가를 받은 살인을 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보고 나면,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여기 주민들은 다 피난갔습니다. 남은 군 연령 남자들은 당신을 죽이려는 자들입니다."






"당신 총구 반대 쪽에 있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덧, 


영화고 뭐고, 전쟁은 만고에 쓸모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더 느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