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몇 년 전에 공중파에서 방영했던 <미녀들의 수다>를 굉장히 싫어했다. 그 이유는, 마치 외국에 나간 한국사람들이 "당신은 싸이를 아는가?" 또는 "당신은 김치를 아는가?" 라며 묻고 다니는 것 같은 오글거림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외국인에게 강요하는 듯한, 그 특유의 요상한 분위기가 싫다. 한 마디로 억지스러웠고, 불편한 예능이다. 각국의 미녀들을 모아놓고 한다는 얘기가 한국에 대한 시시한 신변잡기식 얘기가 다였고, 그들이 펼치는 토론도 뚜껑을 열어보면 별게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외국인 남자들을 모아서 예능을 찍고있다는 소릴 들었다. <미녀들의 수다>같은 엄청난 선례가 있으니 어찌 걱정이 안 되겠는가.
"또 다시 악몽은 되풀이 될 것인가?!"
솔직히 외국인들 불러놓고, "한국의 싸이를 아는가?" 식의 이야기를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뒤통수 때리듯이 첫 방송은 꽤나 신선했다. 기본적으로, 이 예능은 한국어 패치화에 성공한 외국인들이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제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 난상 토론이 콘셉트이다. <비정상회담>은 누구나 살면서 겪게 되는 고민거리를 외국인과 한국인이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방영된 주제 또한 -35살까지 부모와 함께 사는 이야기, 또는 동거에 대한 의식, 또는 꿈과 현실, 남자와 여자에 대한 토론이었다.
패널과 게스트, 외국인들의 총체적 웃음이 난무하는 가운데,
다른 듯, 닮아 있는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감동도 유쾌하다.
게다가 민감한 정치, 역사 이야기도 예능적 코드로 승화시키는 기술이 뛰어나다.
신난다. 이제 월요일에 할 일이 생겼다.
<비정상회담>을 봐야하는 이유
잘생긴 외국인-> 잘생긴 외국인-> 잘생긴 외국인 -> 잘생긴 외국인 -> 무한반복?
중간에 유부남들이 섞여있는 건 함정.....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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