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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페이퍼 타운 + 원위크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한 남자가 분실한 물건을 찾기 위해 뜻밖의 여정을 떠난다. 사라진 필름은 어쩌면 떠나기 위한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불쑥 혼자가 된다.

 

결국, 왜 떠났는지, 무엇을 위해 그곳에 갔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남자는 깨닫게 된다. 그저, 그 순간에 머무는 것이 인생임을.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은 많지만, 역시나 가장 많이 리뷰가 남겨진 부분은 바로, 주인공과 사진작가의 만남일 것이다. 사진가의 사라진 필름을 찾기 위해 엄청난 모험을 하게 된 남자에게 그 사라진 필름이라는 것이 별것이 아닌 일이었음을 알게 된 순간.

 

그들은 아주 멋진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사진가가 그토록 기다렸던 완벽한 풍경이 카메라 렌즈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사진가는 사진을 찍지 않음으로서 그 순간에 머물렀고, 머물렀기에 온전히 그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 말했다.

"아름다움과 우아함은 우리가 알아채든 그렇지 않든, 존재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그 장소에 있는 것뿐이다."

 

영화에서 소개하는 순간을 영원히 소유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방법은 간단하다. 충분히 그 순간에 머무는 것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현재라는 시점을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보는 내내 압도적으로 펼쳐지는 자연의 웅장함을 주인공은 그곳에 있음으로서 소유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을 제대로 소유하는 것.

지금 내가 있는 시간에 제대로 머무르는 것.

뭐,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 그런데, 현실엔 이런 거 없다. 아름다운 풍경도, 멋진 우연도, 기적 같은 만남도, 그럼에도 꿈꿔본다. 별거없는 일상이라도 잘 머물다 가기를.

 

여유가 없는 시선은 늘 무언가를 놓치기 마련이다. 그냥, 잘 둘러보고 살자.

 

 

 

덧,

 

 

<페이퍼 타운>

졸업을 앞둔 청춘의 자아 찾기 정도로 해두자. 뭐라고 달리 심오한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다. 아니다, 자아가 아니라 사랑 찾기로 해두자. 이게 가장 맞는 말 같다.

 

 

<원위크>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떠난다.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목을 붙잡던 현실은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는 잘 죽는 방법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뭐, 그런 얘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