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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으로 읽는 건강 브리태니커

 

<한 권으로 읽는 건강 브리태니커>

AJ 제이콥스.

 

'그냥 취향이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설명할 길 없는 내 취향 때문이다.'

 

음, 그러니까 그다지 건강에 도움되지 않는 (오히려 쓸모가 없을 것 같은) 건강책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쓸데없는 잡생각이 많아진다. 하지만, 다시 읽고 싶은 목록엔 들어간다.(지극히 개인적 취향)

 

세상엔 쓸데없고 쓸모없는 것이 도움될 때가 많다. 왜 그런 거에 시간을 낭비하냐고, 왜 쓸데없는 것에 한눈을 파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그 쓸모 없고 쓸데없는 것이, 때론 유니크하고 갖고 싶은 것으로 탈바꿈 된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남들과 다른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건, 남들과 다른 짓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한다는 소리다.

즉, 남들이 왜? 라고 묻는 짓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독특한 무엇인가를 잃지 않고 가지고 있다는 소리와도 같을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사람이 쓴 책이다.(음?) 이런 걸로 어떻게 돈을 벌지? 싶지만- 잘 벌어먹고 잘사는 작가를 보면 부럽기까지 하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의 시작은 이러했다.

 

"극도로 건강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작가는 이 의문을 품은 채 '건강 증진 방법 리스트'라는 것을 만들어 직접 실행에 옮긴다.

 

예를 들면, 여러가지 논문에서 아직 그 효력이 확인되지 않은 이론들을 탐구하는 한편, 그의 집을 가득 메운 운동기구들 중에 가장 성공적인 구매였다고 자부하는 20달러짜리 만보기를 직접 착용하며 체험한 실제 이야기를 곁들인다. (작가주: 만보기- '자기 수량화 운동'의 근간이 되는 최고의 발명품)

 

작가는 강박증에 시달린 나머지, 런닝머신 위를 걸으며 글을 쓰는 행위를 하는가 하면, 맨발로 뉴욕 공원을 기어다니기도 한다. 결국, 그는 건강에 관련된 모든 이론들과 개인적인 생각들을 실천해 보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다.

 

"우리의 건강 상태는 그 50퍼센트 정도가 우리의 행동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죽는다는 것은 순서도 예고도 없다."

 

또한, 모든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는 그 무엇인가도 발견했다.

 

"그것은 우리가 음식을 징그럽게도 많이 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는 건강을 극도로 챙기던, 채식주의자인 마티 고모님의 갑작스런 죽음을 통해서, 가는 데 순서 없고 인생이 부질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건강을 챙기고, 좀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기력하게 지내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걸로 책을 마무리 한다.

 

뉴욕에 사는 결벽증 작가가 적어나간 자기 실험적인 이 에세이는 유쾌하고, 쓸모가 없다. 그렇다! 쓸데가 딱히 없다. 그래서 좋다. 만약 이 작가의 책이 취향에 맞는다면, 보길 추천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무언가를 얻고 싶다거나, 큰 감명을 받고 싶다면 보지 않는 편이 좋겠다. 매일 하는 말이지만, 취향의 강은 넘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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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부끄러운 일을 저질러버렸다....내 멘탈은 이미 나노 수준으로 붕괴중이다. 내가 매일 하는 소리의 80%가 멘붕에 관한 이야기인데, 나머지 20%는 팬질에 관한 얘기밖에 없다. 나란 인간은 대체;;;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