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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비들,철학자와 늑대,THE33 ,쉐프 1-2, 위건부두로 가는길,스콧니어링 자서전.여행의 공간

 

책- 좀비들, 철학자와 늑대, THE33 , 쉐프 1-2,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스콧 니어링 자서전.여행의 공간

 

 

우선, 이 책들은.... 약, 세 달 전에 봤던 책으로... 용량 과부하 걸린 뇌가 제때 일을 못해서, 이제야 젖은 걸레 쥐어짜듯이 두뇌 풀가동을 해가면서 쓰는 리뷰다... 그만큼 이제 내가 갈 때까지 갔다는 소리고...잉여력이 바닥을 치고 있다.

 

 

 

 

01 : 쉐프 1-2

 

 

음식문화는 흥미롭다.

 

작가 말에 의하면, 미국의 요리사라는 직업은 '비주류' 즉,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흥미를 갖는 분야라고 설명한다.

 

요리사의 유형을 분류해 보면,

 

예술가형 : 자신의 요리에 대해 과대 망상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망명자형: 넥타이 매고 9시에서 5시까지 한 곳에 묶여서 일하지 못하는 경우.

용병형: 요리는 예술이 아닌 기술이고, 수작업 노동이며 장인에 가깝다고 여기는 경우.

 

또 이런 TIP도 준다. 우리가 브런치를 먹으면 안 되는 이유와 월요일에 생선을 주문하면 안 되는 이유. 그리고 웰던 고기는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먹는 것과 같다는 이유. 이런 수많은 이유들을 알아야 하는 이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게다가, 작가의 이 말이 웃겼다.

 

"나는 지나지게 열성적인 요리사가 무슨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신은 바보들과 주정뱅이들에게 너그러우신데, 우리는 분명 멍청하고 늘 취해있었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다."

 

작가는 마약에 찌든 루저 생활을 하다가 CIA (요리학교 같은 그 비슷한 무엇) 수료증의 위력으로 -게다가 쥐꼬리만 한 월급도 불사하겠다는 의욕까지 한몫 거들어 겨우 일자리를 얻는다. 그리고 시작된다. 주방에서의 거대한 코미디 같은 생활이. 따라서 이 책에서 "장엄하고 엄숙한 요리의 세계"를 기대하면 안 된다.

 

마치 미해병대가 병맛짓을 하면서 스스로를 가엾게 여기며 자학하는 개그처럼, 요리사라는 직업도 힘든 노동을 견디기 위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여기저기 분출되는, 그런 상황 설명들이 주절주절 놓여져 있는 책이다.

 

그러니까, 그냥 웃기고 재밌다는 소리다. 미국은 청소부도 자서전을 쓰는 나라라고 하지 않는가! 정말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글로 남긴다. 근데, 이게 유명인이 아니어도 꽤나 유쾌하고 재미있다.

 

 

 

 

 

 

 

 

02 : 철학자와 늑대

 

 

늑대는 매우 영리한 동물이다. <늑대 토템>에서 늑대는 인류가 신성시했던 동물 중에 하나였고, 동시에 두려워했던 존재로 그려져 있는데, 이 책에서 묘사된 늑대는 한 인간의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인지 친근하다.

 

"나의 늑대가 되어줄래?"

 

작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늑대키우는 대가를 (엄청난 비용으로) 치루었다. 그래서,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제목에서도 알리고 있지만, 작가는 철학자다. 그리고 할 줄 아는 게 사유와 글빨이듯이, 자신의 삶에서 늑대와 함께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철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행복을 좇는 존재, 인간

 

"행복 중독자는 약물 중독자처럼 실질적인 도움을 주거나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을 끊임없이 갈망한다. 어떤 의미에서 행복 중독자는 약물 중독자보다 더욱 상태가 심각하다. 행복 중독자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못 알고 있다. 행복의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감정이 다양해지는 만큼 인간은 점점 세련되어진다. 하지만 이것은 본래의 범주가 확대된 것에 불과하다. 행복이 무엇이든 그것은 감정이다. 영원토록 부질없이 감정을 추구하는 존재. 그것이 인간의 정의다. 다른 동물은 감정을 좇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감정에 그토록 집착한다."

 

"중독자들은 행복이란 항상, 오래도록 친숙한 것보다는 새롭고 특이한 것에 있다고 여긴다.

보통 그렇듯, 어떤 방법으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없을 때에는, 우리를 도와줄 전문가들이 대기하고 있다. 그들은 높은 보수를 받고 기꺼이 우리에게 다른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결국, 이런 말이다.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며, 감정에 초점을 맞추면 요점을 놓치게 된다는 소리다.

 

 

 

불편하지만 좋은 것 - 그것이 행복

 

"행복은 즐겁지만은 않다. 동시에 불편하다. 이는 행복의 필요조건으로서, 다른 방식으로는 행복을 말할 수 없다. 즐거움과 불편함이 하나 되어야 완전한 행복이라 할 수 있다. 한쪽을 헐어내면 모두 허물어지는 구조물처럼 말이다."

 

 

소유와 죽음,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우리는 다른 동물들이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좇는 존재이다. 우리가 죽을 때 잃는 것은 우리 삶에 투자된 것들로 설명된다."

 

영장류에게 소유는 매우 중요하다. 영장류는 자신이 소유한 것을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한다. 하지만 늑대에게 중요한 것은 소유의 사실이나 소유의 정도가 아니다. 늑대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종유의 늑대가 되는냐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읽은 최고의 말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보면 인간은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쓰고 있다."

 

헛;;;;;;; 이건 내 얘기?!

 

 


03: 여행의 공간

 

 

 

 

여행이란, 실질적으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일까? 아니면, 생소한 곳에서 느끼는 특유의 분위기와 그에 따르는 감정들일까? 만약 후자라고 가정해 보면, 내가 사는 익숙한 동네에서 낯선 생소함을 느끼는 것 또한 여행이라는 소리일 것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여행이라는 것을 공간으로 정의하고, 그 공간을 호텔로 지정했다.

 

여행=호텔

 

낯선 곳으로 향하는 첫관문이 공항이라면, 호텔은 내가 여행을 왔다고 느끼게 해주는 실질적인 공간에 속한다. 알랭드 보통이 여행을 떠날 수 없을 때, 공항이나 호텔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하는데, 사람이 떠나고 들어오는 분주한 공간.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느낌이 최고조에 오르는 장소. 그곳이 바로 호텔이다.

 

"청결하고 간소하며 우리에겐 일종의 그리움을 안겨주는 공간. 호텔은 편안한 휴식을 제공함과 동시에 대접을 위한 장식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저자는 일본인이다. 그리고 건축가이다. 건축가가 보는 호텔은 일반인과는 조금 다르다. 그의 눈을 통해서 호텔을 구경한다.


작가는 사진이 출연한 탓으로 인간은 잘 볼 수 있는 능력을 포기했다고 생각한다.

사진으로는, 그 호텔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와 특징을 남길 수 없다고 본 작가는 직접, 실측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각 호텔마다 그림으로 스토리를 담고자 노력했다.

 

쉽게 오고가는 여행지의 장소가 '의미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되는 건 한순간이다. 작가는 간단한 실측 그림과 함께 짧은 이야기를 싣고, 간단한 감상을 남긴다.

 

대략 이런 식이다.

 

"이 호텔은 입구가 멋지다. 방 곳곳의 패브릭류, 파라솔 하나. 샹들리에 접시 은그릇의 디자인 하나까지도 모든 것이 호텔이라는 공간을 빛나게 해주는 디자인이다."

 

세계 여러나라에 수많은 호텔이 존재하지만, 어느 한 곳도 같은 분위기는 없다. 각 나라마다 민족의 공간적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호텔을 꾸미고 있고, 그것이 이 책을 읽는 재미의 포인트 중에 하나다.

 

 

덧,

그래서 나는 여행을 갈 수 있는가? 글쎄;;;; 그냥 책이나 보며 내 방에서 하는 세계여행이나 돌려보겠지. 이제 그만, 유럽을 영상으로 그만 만나고 싶다;;;; 생눈으로는 안 되겠니? ㅠㅠ

 

 

 

 

 

 

 

04: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조지오웰의 글은 재미있다.

그가 쓴 글이 재미있는 이유가 이 책에서 잘 드러나는데, 우선 본인이 직접 겪었던 것을 무섭도록 치밀하게 잘 표현한다. 사람들이 조지 오웰의 이 책을 글로쓴 다큐라고 평하는데, 맞는 말이다.  음.... 그리고 얼마 전 영국 수상이었던 마가릿 대처가 죽었다.

 

철의 여인 마가릿 대처, 자국과 외국의 평가가 엇갈리는 정치인, 뮤지컬 <빌리 엘리엇>의 배경이 됐던 탄광 노동자의 실업 사태를 초래한 여인, 뭐 여러 가지 꼬릿표가 붙어있는 만큼 다양한 이야깃 거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경제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구조 조정과 긴축재정, 그리고 해고를 단행했고,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 결정적인 원인된 영국 수상이기도 하다.

 

근데, 묘하게 이 철의 여인 마가릿 대처가 만들어낸 수많은 실업 광부들과 조지 오웰의 책에서 나오는 광부 노동자들의 모습은 닮아있다.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영국이라는 나라, 정확히는 1930년대 세계공황과 전쟁을 겪던 시절의 영국의 노동자들을 무서우리만치 집요하게 묘사하고 있다. 


1936 대공황이었던 당시, 대량실업으로 고통받는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들의 실상을 취재에

도전한 조지 오웰은 두 달간에 걸쳐 탄광지대의 광부나 노동자들의 집에 머물며 조사를 했다. 전반부에 펼쳐지는 광부들과 탄광의 모습들. 지금으로 따지면 인간극장처럼 그당시 노동자들의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그리고 빈곤의 문제

 

 

"영국에선 2천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지만, 말 그대로누구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우리는 먹는 것에서 생기는 결핍을 전기로 채우는 셈이다."

 

"정말 필요한 것을 강탈당한 노동 계급이 생활의 표피만을 누그러뜨리는 값싼 사치로 부분적인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람직한가?"

 

"왜? 우리는 일을 하지만, 빈곤한가?에 대한 시스템적인 질문의 시초라고 할 수 있겠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뱅이는 자식만 늘지."

 

 

덧,

이놈의 한국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봐야할  때인 것 같다. 사실 좀 무섭기도 하다. 내 중년과 노년의 한국은 아마도 저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05:스콧 니어링 자서전

 

 

 

 

한줄 평: 가장  격동적이고 혁명적이었던 시대- 그리고 전쟁이 가득했던 그 시절을 산 지성인의 목소리.

 

철저한 근본주의자적 삶을 지내온 작가 스콧 니어링은 노후를 농촌에서 자급자족했다. 돈을 벌려고 애쓰는 대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년 1년을 그럭저럭지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현금이 얼마지? 그리고 일단 목표가 채워지면 다음 해 예산을 채울 때까지 생산을 중단했다."

 

 

자본주의 사회와 분배의 문제

 

자본주의의 독식을 비판하고, 우려했던 한 지성인의 일생을 담은 이 책은 곳곳에 촌철살인 같은 날카로운 말들을 심어 놓았다.

 

"모든 계급 사회의 밑바탕에는'네가 일하고 나는 먹는다'는 원칙이 깔려 있다."

(놀랍지 않은가!! 한국의 대기업 마인드와 같지 않은가!!)

 

 

그가 주장한 것들.

 

노동과 자본의 갈등. 부자와 빈자, 매년 높아만 가는 생활비 문제, 고소득과 저임금 사이의 상상을 초월한 격차. 이것을 내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스콧 니어링이 서술한 시대의 모습은 지금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본주의의 약자의 편에 선 사람, 스콧 니어링의 학문적 열정과 강의는 대단했다. 자서전에 의하면 그는 백살이 되자스스로 곡식을 끊고 평온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완전하고 조화로운 삶에 대해서.

 

적당히 벌어서, 잘 살자. 이것이 요즘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롤모델인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일을 해도 적당히 벌 수가 없다. 이게 내 기준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사회가 이렇게 생겨먹은 탓인지 잘 모르겠다...

 

 

 

06:THE33

 

 

아, 한 가지 알아야 할 게 있다. 이 책은 생존자가 쓴 게 아니다. 생존자를 인터뷰한 기자가 쓴 것이다.

 

문제는 한 번 다리 건너 전해지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세바스찬 융거의 <퍼펙트 스톰>이 살아남지 못한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놀랍도록 재구성한 치밀한 글이었다면, 이 책은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그저 인터뷰한 그대로 나열한 것에 불과한 느낌이다.

 

뭐, 그러니까 감동의 포인트가 고승의 가르침처럼 와 닿지 않아서, 당황했다는 소리;;; 만약, <죽음의 수용소>처럼 삶과 죽음을 다시 돌아보게되는 진한 감동을 기대한다면, 아쉬운 점이 많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못 읽을 만한 책은 아니었으므로;;; 짧게 내용만 언급하고 리뷰는 패스하는 걸로 하겠다.

 

 

"우리 33인은 대피소에 살아있습니다."

 

광산의 갱도 중간 부분에서 붕괴사고가 일어나고 약 70만톤의 암석과 토사가 천둥소리를 내며 아래로 흘러내렸다. 아비규환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서로를 위로하던 광부들이 겪은 희망고문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반부가 생존과 구출에 촛점이 맞춰졌다면 후반부는 생존을 기다리는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07: 좀비들

 

 

김중혁 작가의 소설이다.

 

음, 이 작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뭐. 한 명의 작가가 만드는 모든 소설이 다 재미있을 수는 없으므로 <좀비들> 또한 그냥 내 취향에 안 맞은 걸로 하면 그만인데,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

 

개인적인 감상의 핵심은 이것이다. 좀비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대한, 어긋난 기대감에서 오는 당황스러움이라고 해야할까? 좀비물이라고 하면 으레 생존과 재난, 그리고 스릴러가 떠오르는데 그런 걸 바라고 읽는다면 당장 책을 던져야 한다. 이 소설은 좀비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줄 평-  잊혀지고 버려진 사람들의 귀환, 잊혀진 것에 대한 이야기.

 

 

 

 

덧,

점점 리뷰가 성의가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말그대로 그저 느낌일 뿐;;; 못 읽은 책이라도 읽으면서, 시간이나 죽이자는 마인드. 시간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