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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그래비티: I AM STILL ALIVE


그래비티(2013) : ALIVE

 

죽음에서 삶으로의 전환점.

땅을 밟고 선다, 걷는다, 그리고 살아있다.

 

I AM STILL ALIVE

 

 

 

그곳은 공기도 소리도 중력도 없다. 바로 우주다. 눈 앞이 깜깜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순간, 절박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말그대로 전기가 한꺼번에 나가듯이 정신이 암전된다. 

 

그때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눈앞이 깜깜합니다."

 

<그래비티>는 이처럼 인간의 정신이 불 꺼진 상태에서 어떻게 주인공이 삶으로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굳이 재난 영화라고 광고를 했어야 했나 싶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재난이 아닌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인 '살아있음'을 주제로 하고 있다. 존재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는 질문을 직구로 던지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살아있습니까?"

 

 

그리고 생각해 봐야 할 것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것은 사람, 바로 나를 비추는

당신이라는 존재, 그리고 중력.

 

 

 

Do you copy? Please Copy....

 

답을 원한다. 우주에 홀로 떠돌고 있다는 사실을 뒤엎을 수 있는 명쾌한 한 마디 대답. 나 말고 누군가가 함께 있다는 답을 원한다.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줄 존재가 절실한 그 질문의 울림은 대단하다.

 

"내 말이 들리나요?"

"아무도 없나요?"

"제발 대답해 줘요."

 

 

영화를 보는 내내 화면을 채운 압도적인 CG는 눈을 즐겁게 할 지언정 가슴을 울릴 수는 없다. 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의 대사와 독백을 듣다 보면, 저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섬뜩한 공포와 마주하게 되고, 어느 순간 살아있음에 대한 동조를 하게 된다.

 

 

-영화 중간에 주인공은 그린란드에 사는 이누이트 족과 통신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독백에 가까운 고백을 한다.

 

i will die.

I know everybody die.

but i will die today

 

 

하지만, 그녀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겠다고. 이게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아닐까?

 

 

지구로 가는 마지막 탈출선을 탄다. 그리고 홀가분한 얼굴로 말한다.

 

"멋진 여행을 다녀왔다고 자랑할지 아니면 불타 죽을지 둘 중 하나다. 그러나 어찌됐든 밑져야 본전이다. 어떻게 되든 엄청난 여행일 것이다"

 

이미 해볼 건 다 시도해봤다. 그래도 안 되면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가 죽을 지언정 나는 암전되지 않았다는 태도. 멋지다. 이런 영화 실로 오랜만이다.

 

 

-주인공의 마지막 장면 또한 인상적이다.

 

그녀는 결국

땅을 밟고 선다, 걷는다,

그리고 살아있다.

 


 

덧,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