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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드라마

SKAM 시즌1-4 : Livet er nå


SKAM (노르웨이 드라마) 




인소를 세련되게 옮기면 딱 이런 느낌이다. 

불친절하고 쌀쌀맞지만 세련된 맛이 있는 드라마이며

북유럽 버프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이 드라마를 본 이유는 이삭 때문이었고, 

다분히 불손한 의도를 가지고 게름칙한 눈으로 본 건 사실이다.


어디 얼마나 대단한지 봐주마,

눈에 불을 켜고 보다가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원하는 비주얼과 연출 음악 전개, 

판타지스럽지만 매우 현실적인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드러내놓고 노림수를 보여주면서도 도도함을 잃지 않는다. 

매우 영리한 연출이 아닐 수 없다. 


영상미를 빼놓고 <스캄>을 말할 수 없고,

<이삭>을 빼놓고 <캐릭터>의 매력을 논할 수 없다.


역대급 캐릭터다. 

이삭 : 마구마구 사랑스럽고, 새초롬하고, 섹시하고, 찌질했다가

해맑았다가, 멋있었다가 귀여웠다가 종국엔 사랑스럽다. 



<스캄>에서 지독하게 앓이하는 대사 



시즌 3 마지막 에피 > 

파티의 흥이 오르자 친구와 함께 이삭이 대화를 나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정말이지, 별거 없는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피식 한 마디를 던지며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저 남자 덕분에 네 취향을 확인하게 된 거야?"


"그렇지. 아니, 그러니까... 예전의 나는 허구였어. 

나는 내 삶이 진짜가 되길 바라. 비록 그게 지독하게 

고통스런 나날이라 해도 모든 게 허구인 지루한 삶보단 나아." 


"멋진 말이네."


"조금 진부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당장 내일 죽을지 누가 어떻게 알겠어. 

그리고 네가 뭘 믿든, 알라든 예수든 진화론이든 

평행 우주론이든 확신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밖에 없어."


"그게 뭔데?"


이삭이 에반을 바라보며 말한다.  

 

"Livet er nå"

(삶은 바로 지금이야.)




<스캄>에서 지랄 맞게 좋아하는 장면


친구와의 약속도 깨버리고 에반네 집에 놀러갔다가

봉변을 당한(?) 시무룩한 이삭 앞에 에반이 나타난다. 


두고간 모자를 무심하게 던지며 에반이 말을 걸자,

순간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가는 게 보이는 이삭의 표정. ㅋㅋㅋ




"모자 놓고 갔더라?"


"........"


아무 말도 못하고 눈알을 굴리는 이삭. 

저 표정을 해석해보자면, 

'좆됐다. 미친, 어떡하지? 뭐야? 쟤? 뭐지?'

온갖 번뇌가 스쳐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뜬금없는 에반의 등장에 옆에 있던 이삭의 친구들이 묻는다.


"어디서?"

(모자를 어디서 놓고간 건데?) 


라고 묻는다. 친구들의 표정을 해석하자면 이 새끼는 맨날 우리랑

몰려다니는데, 저새낀 어디서 만난 건데? 이런 느낌이다. ㅋㅋㅋ 



이삭의 표정을 보고 상황 판단을 끝낸 에반이 쿨하게 답한다.


"식당에서." 

(사실, 어제 우리 집에 와서 놓고간 거라고 말하지 않은 센스 있는 남자)


여기서의 포인트는 바람처럼 사라지는 에반과

눈알을 굴리며 그를 쫓는 이삭이다. 



덧, 

아직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보라고 추천해본다. 


본다, 

두 번 본다.

세 번 본다.

인생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