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 Detective
이거 물건이네, 싶었던 부분은 오프닝에서부터 끝날 때까지 전부 다. 특히, 인터뷰 형식의 질의응답 장면에서 배우들의 표정과 말투를 보며 추측되는 상황들이 흥미를 유발한다. 한 마디로 시종일관 남다른 미드였다.
"만약 당신이 십수년 동안 뭔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나면 어떻겠는가?"
"만약 그 사건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면?"
FBI가 묻는다.
주인공이 대답한다.
의문들을 쫓다 보면 답이 짠~ 하고 나타나진 않는다.질문을 던질 뿐이다. 그래서 이것이 시나리오의 힘이다. 이게 바로 작가의 필력이다.
작가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이렇게 글을 잘 쓴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좀 봐라. 후훗."
그러니까, 완성도가 높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미친 각본, 미친 연출, 미친 연기, 이 미친 조합들이 탄생시킨 매우 드문 '좋은 드라마'다.
두 형사
이 미드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이 두 형사다.
어느 날 함께 하게 된 파트너가 이해 안 되는 꼴통이거나, 바람을 피고 헛소리를 하는 불륜남이라면 우울할 것이다. 정말 서로를 모르겠는 두 사람이 연쇄 살인마를 만나면, 바로 아래와 같은 행동을 취하게 된다.
(연필과 종이를 들고 적는다...
..... 어... 음... 그러니까...
엽기적... 살인...범.......)
기본적으로 두 형사는 서로를 싫어한다. 아니다, 그냥 존재 자체를 탐탁치 않아한다.
그러나
은근 합이 좋다.
손발도 잘 맞는다.
귀염귀염 표정(?)도 비....슷.....하....다.....
이해할 수 없지만, 뭐 어쩔 수도 없는, 대표적인 비지니스.... 쿨하다... 다수가.....부정하겠지만, (철저한 내 기준) 꽤나 잘 어울리는 파트너다. (최고의 파트너상 꼭 주고 싶다.)
예~ 이~
특히, 이 분은 굉장히 집요한 형사다.
발로 뛰는 형사가 거리를 지킨다는 진리는 어디서든 통한다. 집요한 형사를 이길 자는 없다.여기서 집요함이란 적어도 10년 이상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는...그런, 집요함과 집착을 말한다.
그리고 잘생겼다. (사실, 이 말이 하고 싶어서 이렇게 주절주절 길게 글 쓴 것이다.)
사건에 대해서.
어... 음.... 태초에 신이 있었듯, 연쇄 살인범과 형사의 조합은 항상 있어왔다. 근데, 이건 익숙한 조합인데, 상당히 파격적이다. 범인 + 살인범 조합의 끝판왕을 본 것 같다.
대게 시리즈 수사물은 한 가지 사건만 주구장창 다루지 않는다. 대부분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인 사건 + 에피소드 형식의 개별 사건이 짝을 이룬다.
그런데 무슨 정신으로 한 가지 사건만을 집요하게 다룬 것일까?
단순한 패기인가? 메인 사건 하나만으로 시작과 끝을 놀랍게 압축했다. 그만큼 작가가 이야기에 자신 있었다는 소리다.
루이지애나의 전경이 보인다. 보기만 해도 칼들고 누군가 쫓아올 것 같은 풍경이다. 전체적인 색감과 분위기가 이 한 개의 사진으로 표현됐다.
미드 <한니발>을 보는 것 같은 섬뜩함이 있다. 사건 자체의 엽기적이고 기묘한 분위기도 한몫을 하지만 범인의 윤관이 드러나는 부분은 긴장감이 상당하다. 십수년된 사건의 끝이 보일 때, 범인을 잡는다는 안도감이 아니라 저러다 요단강 건너 죽겠구만, 같은 공포감이 더 크다. (참고로 범인 로봇인 줄;;; 왜 안 죽어;;; ㅎㄷㄷㄷㄷ)
이 미드는 꼭 봅시다.
두 번 봅시다.
마지막으로 사랑해요, HBO
빨리 시즌 2 해듀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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