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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드라마

영드 - 블랙미러 : 미디어와 대중.


블랙미러(BLACK MIRROR)



내용: 미디어에 사로잡힌 대중과 개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이야기.

언젠가 우스갯소리로 영국 사람들은 섬나라라서 그런가, 좀 이상하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이 영국 드라마를 보고 다시 느꼈다. 영국 섬나라의 정서를...원래 내가 미스 핏츠라는 영국산 똘기 드라마를 좋아했는데, 그것도 볼 때 마다 이해할 수 없는 민족이야, 라고 속으로 생각을 하곤 했는데... 블랙미러는 그 드라마을 뛰어넘는 충격을 준다.

첫 시작부터 너무 강렬해서 보는 내내 불편한 얼굴로 찡그리게 만드는 드라마인데, 워낙 스토리가 강해서 몰입도는 아주 높다. 거대한 미디어에 지배당하고 있는 세상에서, 개인의 선택이 미디어를 통한 대중에 의해 어떻게 좌지우지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드라마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고 시청자들에게 판단의 문제를 맡기는 시사프로그램처럼 판단이나 선택은 보는 사람의 몫으로 돌린다. 근데 가만히 보면 이 드라마 자체도 미디어에 속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대중에게 인기있는 영국 프린세스의 납치. 그리고 해괴한 요구 조건의 제시. 절대로 범인이 원하는 망측한 요구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영국 수상이 대중의 선동에 의해 어떻게 그 요구를 받아들이게 되는지를 보다 보면, 시청자들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 것처럼, 굉장히 불쾌하고 안 좋은 감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불쾌한 감정의 소모를 피할 수 없는 이유는, 아마도 이 드라마자체가 미디어와 우리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상황의 이야기지만, 무섭게도 그것은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중 매체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무섭고 후유증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일명, 정신이 붕괴된다는 드라마인데- 예전에 미드 <OZ> 처럼 보는 이의 감정이 바닥까지 닥닥 긁어져서 소비되어야만 드라마가 끝나는 점이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