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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철학이 필요한 시간, 버마 시절, 멋진 징조들, 당신의 조각들, 숨쉬러 나가다.

책- 철학이 필요한 시간, 버마 시절, 멋진 징조들, 당신의 조각들, 숨쉬러 나가다.

 

아...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쥐어짠 레몬, 또는 말라비틀어진 양파 같은 상태로 리뷰를 쓰고 있기 때문에, 횡설수설 + 짜증 + 헛소리 작렬이 포인트......

 

 

 

01

<철학이 필요한 시간>

 

  

112P

가장 두려운 악인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며, 죽음이 오면 이미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 모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산 사람에게 아직 죽음이 오지 않았고, 죽은 사람은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126P

20세기 이후 인문학의 고뇌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두 가지이다. 타자와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완전한 일치도 아니고, 완벽한 분리도 아닌 관계, 이것이 바로 레비나스가 생각했던 타자와의 진정한 관계다.

 

 

타자란 무엇인가?

-> 철학적으로 말한다면, 타자란 우선 나와는 다른 삶의 규칙을 가진 존재를 의미한다.

 

 

130P

맹목적인 예절과 제도만이 있을 뿐,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섬세한 감수성과 애정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사랑-

매우 역설적인 상황이다. 상대방이 나를 절대적으로 선택해주기를 바라는 불가능한 소망 이면에는, 상대방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가지고 있는 불길한 직감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욕망의 나의 것인가?

- 라캉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

-> 불행히도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과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은 일치하지 않는다. 전자가 페르소나라면 후자는 맨얼굴이다.

 

 

 

가장 와 닿았던 말.

우리는 누군가를 알아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그를 알려고 하는 존재이다.

 

 

덧,

 

요즘 김어준의 청춘 강의를 듣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인데... 솔직히 말해서, 인생 겁나 짧다. -_- ...... 마하의 속도로 내 인생이 버려지고 있는 기분이다.

 

 

 

 

 

02

<숨쉬러 나가다>

지겹고 실용적인 것에 마음을 쓰기 시작하는 나이가 된 주인공.

몸은 뚱뚱하고, 가족들 먹여 살리기 바쁜 보험 회사원이다. (물론 아내의 신세한탄은 옵션.)

하지만 그에게 얼마 전 설레는 일이 생겼다. 바로, 그만이 알고 있는 아무도 모르는 돈이 생겼던 것이다.

 

그는 미련없이 숨을 쉬러, 콧바람을 쐐러 나간다. 유년 시절을 기억을 떠올리며, 고향을 방문하게 되고 낚시에 대한 못 이룬 꿈과 허상과 현실, 조목조목 따져보며 소설은 흘러간다.

 

하지만, 읽다보면 찝찝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주인공의 좋은 시절은 지나갔고, 예전에 네가 알던 것들은 그대로가 아니며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현실 앞에 너의 판타지적인 추억은 부숴진다는 얘기다.

 

숨쉬러 나갔다가 콱, 하고 숨이 막혀서 돌아오는 주인공의 처지를 보면 일종의 노동의 굴레와 가족이라는 족쇄, 뭐 그런 걸 떠올리게 된다.

 

더 나아가 나 왜 살고 있는가? 따위를 떠올리다 보면, 아... 로또가 하고 싶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뭐, 으레 그렇듯이 마지막은 늘 망상으로 끝이 난다.

 

도대체 숨쉬러 나갔다가, 목 매여 들어와야 하는 삶이 제대로 된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네, 그렇습니다..... 돈 없으면 그냥 그렇게 찌들어서 살수밖에요. 라고 답한다.

  

 

메모

 

"어떤 생각을 하든, 이 세상엔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항상 100만명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때 나는 나뿐이라고 느꼈다. 우리 모두 불타는 갑판에 서 있는데 나만 불이 난 줄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 그러고 보니, 가끔 여러 작가들을 만나서 듣는 얘기들이 하나 같이 똑같은 이미지일 때가 많다. 작가란 모름지기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는, 뭐 그런 독특함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냥 그들도 우리내랑 똑같더라. 작가는 그저 일반인보다 조금더 글을 잘 쓰는, 엉덩이가 매우 무거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별다른 거 없더라, 사는 거 다 똑같다.

 

 

"뭘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나는 평화와 정적을 원했다."

-> 그냥 숨만 붙어서 영혼없이 지내는 요즘, 절실히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 정적, 그리고 혼자 있기. 닝겐이 없는 곳에 가고 싶다.

 

 

"첫사랑은 어깨가 퉁퉁하고 몸집 푸짐한 할망구가 다 되어, 뒤축이 몹시 달닳은 구두를 신고 뒤뚱뒤뚱 가고 있었다."

-> 한 사람에 대한 첫인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다면, 그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그 느낌은 영원할 것이다....라나 뭐라나....

 

 

 

03

<멋진 징조들>

 

11년 후 세상은 적그리스도의 탄생과 함께 멸망하게 된다. 종말, 그리고 천사와 악마를 둘러싼 꼬이고 꼬이는 상황들.... 개그와 풍자가 난무하는 가운데, 해맑은 인간들 사이에서 천사와 악마는 블랙유머를 앞세워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는 그런 소설.

 

"와, 멋지다!! 진짜 사악하잖아!!!" ->어느 악마가 어느 인간에게 하는 말...

 

-"재미삼아 썼어요, 이 책으로 돈을 벌려고 한 게 아닌 거죠."- by 작가.

(아니, 세상 천지에 이런 소설을 재미삼아 썼다고 말할 수 있는 작가가 존재하다니. 한 번 만납시다.... )

 

그러니까, 이 작가를 뭐라고 해야하나. 음, 주위를 둘러보면, 좀 튀는 인간들이 으레 한 두명은 있기 마련인덴... 딱-, 그런 사람이다. 비슷하다.  그들의 특징은 불손한 상상력으로 시점을 비틀어버린다. 모든 일을 예사롭게 보지 못하는 종자. 태어나길 삐딱하게-, 인 것이다.

 

그래서 닐게이먼의 책은, 튀는 상상력, 맛깔나는 문체, 익살스러운 상황들로 채워진 유쾌한 상상이다. 물론, 개인의 취향을 굉장히 매우, 베리베리 많이 타는 소설로써 마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영화로는 재미있게 봤지만 소설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

 

늘상 하는 얘기지만, 취향은 요단강을 건너도 바꿀 수 없다. 고로, 잘 선택해야 한다.

 

 

 

짧은 메모들

 

38P

뭐니뭐니해도 천국이나 지옥이나 괜찮은 술을 마실 수 없다는 점은 매한가지다.

 

 

40P

수녀들을 보는 것은 좋았다. 구세군과 마찬가지다.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모든 것이 '괜찮으며' 세상 어딘가에선 사람들이 세상을 제대로 유지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60P

그가 아무리 머리를 짜내봐야 사람들 스스로가 고안해내는 것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인간은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드는 재능을 타고난 것 같았다. 아무래도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거겠지. 그들은 수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는 세상에 태어나, 그 문제들을 더 악화시키는 데 모든 힘을 쏟았다.

 

 

239P

그것은 소매상들이 이상적이라고 끈덕지게 권유하곤 하는 싸고, 느리고,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컴퓨터였다.

 

 

 

 

04

<당신의 조각들>

 

 

-안톤 체홉이 단편 소설의 묘미를 알려주듯이, 이 소설도 단편의 매력을 충분히 담아낸 상황들과 심리 묘사가 좋다.

 

 

-조각조각난 기억을 들여다 본다. 힘겨웁고 그리웠던 날들을.-

 

가끔 겪는 방황들과 허전함에 대한 일상을 담은 소설과 마주칠 때면, 개인적인 경험을 타인과의 공감으로 이끌어내는 작가의 표현에 감탄한다.

 

나약함, 헛점, 모순된 감정, 웃긴 상황들, 그리고 절망에 대한 조각. 타블로가 생각하는 뉴욕과 그 시절의 건조함이 잘 느껴진다.

 

 

-책의 내용: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우상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단상.

 

-거대한 쥐를 마주한 남자의 심리적 당황과 회피,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

 

-해결되지 않은 청소년 시절의 열등감과 마주한 중년의 남자가 펼친 회심의 한방.

개인적으로 소설은 이야기로서의 재미 이외에도, 문장의, 표현의, 해석의 여지가 좋은 것 같다.

 

"얼굴을 내밀어 차가운 바람에 닿게 했다"는 소설의 구절로 시작하는 부분에서, ~을 하게 했다는 행위의 사랑스러움과 상황의 적절한 묘사. 읽는 사람에게 영상을 틀어주듯, 와 닿은 표현들.

 

"우리는 그저 그곳에 있기 위해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건조한 말투와 건성건성 이야기를 풀어내는 듯한 표현들은 최대한 소설 속, 상황에서 글쓴이가 멀리 떨어지려고 애쓰는 느낌을 준다. 분명 1인칭으로 풀어낸 이야기지만 묘한 건조함과 냉소가 드러나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메모

 

"그녀는 내 안의 예술가를 사랑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것 말고는 별로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는 시간의 작고 깊은 틈에 갇혀 있었다."

 

 

덧,

-음, 아마도 타블로는 외롭고, 힘든 스무살을 보냈나 보다.

 

  

 

05

<버마 시절>

 

 

음, 이 책을 3개월에 걸쳐서 읽었다.

 

고로, 내용이 다른 책들과 섞이면서 전체적인 스토리 이해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고,

기억에 남는 것은, 단편적인 인용 문구들과 조지 오웰식 개그 유머 한줌이었다. 그 한줌들을 모아모아 책의 전체를 되짚어 보려 애쓰다 보니, 머리가 아프고 눈이 침침해지더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다, 나 이 책을 읽은 채 읽지 않은 상태로 끝이나 버렸다;;;(feat 응사)

 

이런 적 처음이라 당황스럽지만, 개인적 망상과 곡해로 얼룩진 이런 책읽기도 꽤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중) 작가의 의도나 내용전개와는 상관없이 그냥 냅다 건너뛰기를 시전, 망붕 스토리 탄생. 뭐 이런 느낌이다. 그래서 이 책의 이해를 스스로 돕기 위해 역자의 해석을 첨부한다.

 

역자 주

"결론적으로 버마시절은 버마 원주민들에게 가하는 영국 제국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인 동시에, 그러한 제국주의가 인간의 보편적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탐색하는 날카로운 시선이었다. 즉 피지배자들은 물론 지배자 자신들조차 자기 파멸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메모

 

그 역시 사람보다는 관념에 더 익숙했다는 거죠. 유럽인 친구가 있다는 건, 그 왜 잘 쓰는 말 있잖아. 그래, 특권! 특권을 가진 거야. 그들의 분노가 너무 심해 플로리는 그들이 만족할 때까지 따라서 화를 내느라 애를 먹었다.

 


 

 

덧,

 

a.k.a - 한가하고 미친자.

돈이 없구나(Lone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