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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라마(TV)

드라마- TEN 시즌 2 : 미제 사건의 의미.

<TEN 시즌 2> 명불허전

 

웬만하면 본방으로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몰아서 보는 것을 선호한다. (본방사수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방을 시청한다는 것은 매우! 대단히 "취향"이거나 "수작"이라는 소리다.

 

<TEN>의 시즌1에서 시즌2로 이어지는 주제는 하나다.

미제 사건 F 그리고 잊혀진 사람들.

 

이렇게 치밀하게 한 가지 주제를 집요하게 끌고 가는 작가는 본 적이 없다. 그것도 매우 깔끔한 마무리로 시청자들의 뒷통수를 가격까지 했다. 범인을 밝히는 것에 끝나지 않고, 그 범인 가지고 있던 "범행 동기"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졌다. 일명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대체, 극악무도한 F의 정체는 무엇인가?" 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그 괴물을 만들어 냈던 상황들을 돌아보지 못한 시청자들은 마치 "여지훈과 TEN의 팀원"들이 과거 속에 잊혀졌던 미제 사건과 마주했을 때처럼 당했다는 심정이 든다.

 

사건을 쫓느라 사람을 놓친 격이다.

 

<TEN>은 실제 한국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심도있는 심리 묘사도 함께 그리고 있다. 작가는 지나가는 인물이 내뱉는 대사 한 마디도 허투로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촘촘히 엮어져 있는 유기적인 퍼즐 같은 모양이다.

 

모든 상황들이 다 모여야 전체가 보이고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F의 정체에만 매달렸기 때문에, ㅡ정작 "왜?"라는 대답을 내놓은 작가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밝혀진 범인보다 더 충격적인 건, 그 범인을 괴물로 만들어버린 상황에 대한 끔찍함이다.

 

 

-<TEN>은 "F"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

 

 

F는 결국- 잊혀진 미제 사건의 피해자 가족이자, 아무 죄없는 여자를 죽인 살인범이었다. 자신들의 아픔을 알리기 위해, 또 다른 아픔을 만들어낸 괴물이다.

 

피해자 가족의 분노가 "왜?" 경찰로 향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면 간단하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범인을 쫓는다. 모든 것은 "범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사람들이 떠난 자리엔 "피해자 가족"이라는 잊혀지는 존재들만 남겨지게 된다.

 

정작 보살핌과 관심을 받아야 하는 피해자 가족들은 제대로 된 상담이나 치료를 받지 못한다. 때문에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지만, 그들이 느낀 상실감과 슬픔은 사회를 향한 분노로 바뀌기 싶다.

  

-그들이 참기 힘든 것은,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일을 당했다는 생각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이었을 것이다. 내 가족의 죽음이 1차적 충격이고 슬픔이라면 부당함과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은 2차적 분노로 다가온다. 그렇게 또 다른 괴물들이 탄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여지훈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던  -여자 친구를 죽인 "F"-사건은 일단락이 되었다. 근본적인 "F"의 실체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Reset이라는 단어는 여지훈을 괴롭히던 "F" 사건이 심정적으로 종결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아직 시즌 2의 초반이다. 이 시리즈는 아마도 계속 될 것이다. 이제 믿고 보는 케이블 드라마! 호구 시청자가 되어 열심히 달리겠으니, 대박 에피소드 계속 부탁드림! 굽신굽신...

 

 

 

 

덧,

 

본방사수를 하다보니, 캡쳐거지가 되었다.

ㅠㅠ 원래 영상 볼 때 캡쳐하며 보는 게 낙이었는데...건진 거라곤

주배우 얼굴 한 장이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