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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창동 - 영화 시


이창동 [시]

"시를 쓰기 위해서는 잘 봐야 돼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보는 거예요. 세상의 모든 것을 잘 보는 것이 중요해요."


영화 <시>는 지루할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깨고 흥미로웠다. 왜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따로 설명은 안 하겠지만, 나도 알고, 모두가 아는 바로 '그런 이유'로 난 재미없을 것이라 판단했을 뿐이다.

그러나,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내 예감 따위 개나 줘버려 -_- 나란 여자... 직감 따위 없는 여자인 거다. 내용을 말하면 스포가 될 뿐, 딱히 영양가 없어질 것 같기 때문에 간단한 리뷰만을 올린다. 그러니까, 매우 화면이 아름답고 여름을 제대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추운 겨울 덜덜 떨며 장판 위에 앉아, 이창동의 <시>를 보고 있자면 그동안 없었던 여름에 대한 집착이 생길 정도로, 계절을 잘 살렸다. 아... 따뜻하고 포근하겠다. 저렇게 무더운 날에 선풍기 바람 좋겠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자고 싶다 등등등, 망상 5종 세트를 머릿속에서 펼치게 된다.

<시>의 화면에서 담아낸 모든 것이 여름 그 자체였다. 뭐, 중간에 나오는 이상요상한 씬들은... 뭐랄까 딱히 할 말은 없다. 내용의 전개상 꼭 필요했으리라 생각하기에 패스! 아무튼, 어떤 걸 말하고자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영화에서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여름에 대한 색감이나 느낌이 매우 좋았던 작품이다.



마음에 드는 장면 하나.

영화 속 주인공 미자는 구민회관에서 운영하는 <시>강좌를 듣게 된다. 그리고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세상의 모든 것을 잘 보기 위해, 관찰을 시작한다."





나는 매년 크리스마스가 끝난 다음 날부터 내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순종 모태 겨울 소녀(?)-였지만, 나이가 드니 여름이 더 좋아졌다는 뭐, 그런 영양가 없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