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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중국을 풀다.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음,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간단히 생각할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중국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

 

그동안 중국을 몰라도 너무 무식하게 몰랐던 것 같다. 솔직히 한국도 너무 많은 것들이 빨리 변해서 흐름을 따라가기 힘든 나라 중에 하나인데, 중국만큼 격동의 시기를 리얼 생방송으로 보내고 있는 국가는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물직적인 부(富)를 향한 열망.

 

 

작가의 말에 의하면, 중국에선 부에 대한 열정이 정치적 열정을 대신했고,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돈을 버는 데 집착하는 과정에서 번영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번영 가운데서, 헤매고 혼란스러워하는 중국인들이 있다고 한다.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 역시 엄청난 경제 발전 뒤에 도덕적 해이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배려 부족이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가치있는 일들이 조롱받고, 남을 기만하는 자들이 칭송받는 사회는 분명 문제가 있다.

 

작가는 말한다. 빈곤과 기아를 무시하는 것은 빈곤과 기아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라고.

 

이 책을 보면, 한국의 상황에 대입해서 볼 수 있는 현재 중국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린 그동안 너무 많이 변했고, 많은 가치들을 잊었다.

 

 

 

-열망은 결핍에서 시작된다.

 

 

모든 책이 사라진 세상,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책에 대한 갈망의 시작.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이다.) 작가는 한여름 작은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잘 알고 지내던 같은 또래의

사내 아이를 발견하고 큰소리로 그를 불렀다.

 

"야, 너희 집에 책 좀 없니?"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1966년 5월~1976년 10월에 걸쳐 중국에서 전국적으로 전개되었던, 정치적 문화이다.

 

작가는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모든 책이 금지당한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된다. 집에 있는 책이라곤 마오쩌둥을 찬양하는 책들뿐, 인문 서적은 구할 수가 없는 암흑기가 상상되는가? 게다가 작가가 어렵게 구한 소설책의 대부분은 뒷부분이 뜯겨져 나가  뒷 내용이 없어진 경우도 허다했고ㅡ사라진 뒷내용이 궁금한 사람들은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며 이야기의 결말을 알아내려 애를 쓴다. 뭔가 짠하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작가는 어렵게 얻은 책을 간직하고 싶어서 친구와 함께 책을 반반씩 나누어서 베껴쓰기 시작하지만, 결국 친구가 갈겨쓴 글씨를 알아 볼 수 없어서 화가 난 나머지 험악한 얼굴로 친구를 찾아간다. 서로의 글씨를 알아 볼 수 없었던 동갑내기 친구들은 그렇게 책에 관한 웃지 못할 추억을 공유한다.

 

중국 속담에 배가고프면 먹을 것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당시의 작가의 독서가 바로 이런 식이었다. 독서에 대한 결핍이 그를 책으로 이끌었고, 결국 작가가 되게 했다. 작가는 글쓰기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었을 때 나는 진정으로 인생이 무엇인지, 글쓰기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세상에 고통만큼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쉽게 소통하도록 해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인민人民
영수領袖
루쉰魯迅
차이差距
혁명革命
풀뿌리草根
산채山寨
홀유忽悠

 

 

현재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 다양한 주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작가의 추억이 녹아있는 에피소드들이 좋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덧,

 

 

그냥, 사는 거지 뭐.....

 

 

 

덧,

근데 원제가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