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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라마(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 12-13화 리뷰 : 한정판 캐릭터 쓰레기와 나정이

드라마- 응답하라 1994 12-13화 리뷰 

 

한정판 캐릭터 쓰레기와 나정이.

 

 

쓰레기는 한정판, 스페셜 리미티드 버전이다. 나정이 한정으로 출시된 우뇌 탑재 쓰레기(비록 가끔 고장이 날 때도 있지만...) 그리고, 쓰레기를 향한 나정의 순수한 사랑 또한 역대급 스페셜 한정판이다. 2화부터 터지는 남매 케미 에피소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성나정을 향한 쓰레기, 그리고 쓰레기를 향한 나정이의 일편단심은 특별하다. 두 사람에겐 일상적인데 비일상적인 판타지와 연애가 숨겨져 있다.  

 

기일 에피소드

물개인형

엠티 삐삐

밀레니엄 고백

마시멜로우와 퇴마록

체육대회 등 등 등.

 

누구도 대체 할 수 없는 역사와 아픔을 공유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한정판 리미티드! 특별 맞춤 상대다. 사실, 나정과 쓰레기의 에피소드는 과거를 기반으로 한 역사에 가깝다. 쌓이고, 쌓이고 쌓여서 좀처럼 둘 사이에 틈이 없다.

 

사랑을 얻기 위해 쓰레기가 잃을 수도 있는 것들, 그러니까 나정의 부모님을 포함한 그 무게감. 오빠라는 포지션.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소중한 사람을 전부 걸고 하는 그의 사랑이 대단해 보이는 이유다.

 

 

응사를 보는 사람들이 말한다. 이런 역대급 캐릭터는 오랜만이라고, 사실 남자 주인공이 이렇게 멋진 한정판으로 나오기도 힘들 판에 여자 주인공도 한정판이라니. 해바라기 일편단심 근성있는! 단호박 먹은 성나정의 매력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

 

그렇다, 성나정은 단호하다.

 

그 흔들림 없는 순수함과 오빠를 향한 사랑이 <응답하라 1994> 성나정 캐릭터의 일관성을 지탱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무섭도록 디테일하고, 세밀하게 캐릭터를 다루고 있다. 가끔 보이는 제작진들의 강박증이 무섭게 다가올 정도로 캐릭터의 일관성을 중시하고 있는 것 같다소품 하나, 대사 한 마디, 보여지는 행동들이 일관돼 있고, 그것이 스토리에 힘을 싣고 있다.

 

-썸타는 남녀의 모습이 어떤지 아는가?

 

사랑에 빠진 이들은 눈빛과 행동으로 말한다. 피식피식 웃는 얼굴, 초조한 발동작, 숨길 수 없는 미소...

 


차려입고 온 나정을 보는 설레는 쓰레기, 나정이 먹을 거 살뜰이 챙기는 쓰레기를 보는 나정의 눈빛.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인형 복선

 

손잡은 물개인형과 고릴라.

 

 

 

 

그리고 쓰레기 나정의 맞잡은 손.... 썸타는 두 남녀.

 

 

"안 까묵었네?"

"까묵을 게 따로있다."

 

 

 

뽀뽀하는 코릴라와 물개 인형!

 

 

 

그리고 쓰레기와 나정이의 역사적인 키스씬.

 

 

 

"빨리 일로 온나. 빨리."

 

미적거리는 나정이에게 빨리 오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나정이에게로 설레는 발걸음을 옮긴 것은 쓰레기였고, 키스를 한 것도 그였다.

 

 

끽해야 포옹 정도 하겠지, 그리고 쓰레기는 준비한 목걸이를 들이밀며 고백하려나? 딱, 이 정도의 상상력을 가진 (자칭) 드라마 매니아인 나는 역시 제작진의 손바닥 안이었다는 얘기다. 설렘의 포인트, 그리고 우리가 예상한 범주를 넘어서는 제작진의 생략과 변주가 기막힌다. 이 드라마는 타 드라마의 공식을 깨고, 비틀고 생략하고, 실험한다.

 

키스씬의 새로운 변주, 허를 찌르는 공격적인 로맨스. 보는 사람에게 비명을 끌어내는 달콤하고 간질간질한 연출. 모든 게 완벽한 13화였다.

 

 

덧,

 

 

12화 우리에게 일어날 기적.

사고의 순간 시계는 멈추었고, 상황은 끝이 났다.

 

 

쓰레기는 오전까지만해도 함께 대화를 나누었던, 어느 환자의 죽음을 그가 갖고 있던 시계로 확인한다. 교차되는 장면에서 생사의 희비가 엇갈린다.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부른다.

 

 

기적에 대해서...

 

기적은 꼭 일어나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중요한 순간에 반드시 일어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절박한 상황에선 누구나 기적을 바라본다. 확률, 그리고 기적이란 그것이 나에게 일어나면 누가 뭐래도 나에게만큼은 백퍼센트이다. 기적은 일어나기도 하고, 안 일어나기도 한다.

 

기적은 희망을 품고 있는 단어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단어를 버릴 수가 없다.

 

<응답하라 1994>에서 삼풍백화점 참사를 다루었다. 드라마에서 이 사건을 직접적으로 건드린 적이 없어서, 과연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엿보였다. 그리고 제작진이 내놓은 답도 훤히 보인다. 기적의 또 다른 이름 희망. 남겨진 사람들과 떠난 사람들.

여러 모습들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잘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내가 응사 폐인이 되려고 하나보다.

 


덧,

쓰레기와 나정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응사로 벌써 4개째 리뷰를 쓰다니....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