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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TV)

영화 - 마키구리의 구멍(니시지마 히데토시) : 타인을 향한 은밀한 시선과 욕망.


마키구리의 구멍(2007)


타인을 향한 은밀한 시선과 욕망...

내용: 철거 결정이 내려진 40년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작가 마키구리는 어느 날 집에 도둑이 든다.
마키구리는 엉망이 된 방에서 우연히 벽에 뚫려있는 구멍을 발견하게 된다.
그 구멍을 통해 옆집 남자와 새로 이사온 여자를 관찰하면서 연재 소설을 쓰게 된 마키구리는
잡지에서 인기를 얻게 되지만, 묘하게 자신의 소설에 등장하던 인물들이 하나 둘 씩 죽어나간다.
소설 속에서 옆집에 이사온 아름다운 여인과 성적으로 얽혔던 택배원과 약판매원이 실제로 죽게 되자,
그로 인해서 마키구리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허구로 만들어낸 소설과 현실이 교차되고, 미스터리한 진실이 밝혀지는 가운데...
마키구리는 자신이 쓴 저주의 소설에 본인을 등장시키며 이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의문이 드는 점
: 이 영화의 시점은 철저하게 마키구리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그가 본 환상과 현실이 함께
존재한다. 결국 택배원와 약판매원은 누가 죽였는가? 라는 의문이 남고, 옆집에 이사온 여인은 귀신인지
아니면 마키구리의 환상인지도 사실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내용상 마키구리는 여자를 딱 한 번 보았을 뿐이고,
실제로 여자는 죽었다. (자막없이 봐서 이 부분이 명확하지는 않다;;)

다만, 구멍을 통한 마키구리의 욕망과 타인을 향한 은밀한 시선이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롭게 다가왔다.






타인을 향한 엿보기 심리에 대해서.

이 영화의 가장 큰 소재는 바로 엿보기 심리다. 주인공은 우연히 발견한 구멍을 통해 이웃을 관찰하며
쾌감을 느낀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 타인의 일상을 관찰한다.

현대인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인 엿보기.
우리는 TV를 통해 타인의 일상을 보는 걸 매우 즐긴다.(그것이 허구이든 리얼이든)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시청은 일종의 엿보기 심리에 속하는데, 좀더 원초적인 엿보기 심리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면, 엿보기는 일종의 심리적인 놀이와 비슷하다.

놀이라는 것은 '어떤 이익도 얻지 않지만 인간을 완벽하게 몰두하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한다.
그 자체가 유일한 동기이자 기쁨이 되는 정신적 혹은 육체적 활동으로 본다면 엿보기 또한 그와 같다.

타인을 관찰하고 보면서 우리는 몰두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서 재미를 느낀다.
요즘 SNS와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의 채널이 인기다. 이런 것도 일종의 엿보기의 재미가 가미된 매체와 닮아 있다.
보통 사람들은 타인의 위치를 보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
나를 알기 위해서 타인을 들여다 보는 건 굉장히 원초적인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것 같다.
뭐, 본능을 떠나서... 타인의 삶은 언제나 보면 재미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행동들이 흥미롭다.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보면 볼수록, 일본인스럽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어떨 때는 한국배우 같은 느낌이 났는데 요즘 그의 행동이나 말이나 분위기를 보면 딱 봐도 일본인.....같다.
딱히 어딘가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인터뷰나 사고방식도 그렇고 전형적인 일본사람이라고나 할까;;;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글씨체... 뭔가 일본어 쓸 때 한자가 항상 걸렸는데...
저렇게 대충 쓰면 되는 거였구나... 싶다.....뭔가 글씨체 자체도 니시지마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