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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라마(TV)

드라마 - 마왕: 거짓의 사람들.

마왕(2007)


어두운 터널에 갇혀버린 거짓의 사람들.

나비효과처럼, 의도치 않은 작은 행동 하나가 엄청난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다. 우연이든 아니든 결과에 대한 책임 문제는 중요하다.

이 드라마에서는 복수를 다루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된 모양의 통쾌한 복수를 기대할 수 없다. 한순간에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어버린다. 어두운 터널에 갇혀 상대방을 향한, 용서할 수 없는 분노가 사람을 지배할 때,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미묘하게 선과 악의 경계선이 흐릿한 이 드라마는 보는 사람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각자의 입장에선 모든 것이 정당하지만 어느 쪽의 손도 들어줄 수 없다. 거짓을 품고, 복수의 칼날을 상대에게 돌린다. 과연 누가 나쁜 것일까? 의도치 않았던 살인과 계획된 복수는 맞닿아 있다. 인간관계의 갈등, 편견, 타인에 대한 분노, 적개심, 악이란 무엇인가? 많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드라마의 마지막을 두 주인공의 죽음으로 한 것을 보면 결말에 고개가 끄덕끄덕 납득이 간다. 정말 죽음밖엔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복수의 결말을 설득할 방법이 없지 않았나 싶다.
어느 한쪽이 살아남는 것이 납득이 안 갈 정도로 선과 악이 섞여있었기 때문에 결국 용서와 화해의 순간은 죽음으로 맺어졌다.


한국의 명품 드라마 중에 하나로 불리는 <마왕>은 <개와 늑대의 시간>과 함께 2007년에 방영되었다. 치밀한 사건 전개와 세밀한 심리 묘사, 섬뜩한 상황 연출 등. 작가의 스토리와 배우의 연기까지 뭐하나 빠지는 게 없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본 지가 꽤 돼서, 이번에 다시 봤는데 역시나 명작...명불허전이다. 다만, 드라마를 지배하는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 때문인지 시청률은 높지 않았다. 한국에선 출생의 비밀, 불륜, 막장이 아니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힘들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기에는 ㅠㅠ 드라마가 우울하다....

마왕 캡쳐- 정확히 주지훈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