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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주삭 - 책도둑



책도둑




이야기를 쓸 줄 아는 작가 마커스 주삭

- 책을 다 읽고, 참신하고도 놀랍다! 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은 흔치 않다. 그냥, 좋았다. 그저 그랬다. 나완 안 맞네? 정도의 감상평을 남기곤 했는데, 마커스 주삭의 책도둑은 책장을 덮는 순간, 이건 물건이네. 다시 읽어야겠어! 라는 생각을 했었다.

- 이 책의 여러 평들이 존재하겠지만, 나는 평보다는, 이 책에서 찾은 한 가지 유쾌한 단어가 머릿속에 남아 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자우멘슈와 자우케를! 독일어로 돼지 XX라는 뜻이라는데, 이 책의 첫부분에서 끝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나오는 단어이다.


처음에는 낯선 이 단어(욕설-_-)들이 이야기의 막바지에 가면, 슬프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고, 하여튼... 여러 복잡한 감정을 담은 단어처럼 느껴지게 되는데 주인공 리젤을 향한 진한 애정이 뭍어난 애칭(?)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은 독특한 관찰에서 시작한다. 때는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독일...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전장 속에서 바쁘게 일을 하는 '나' 사신은 리젤이라는 책도둑을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리젤의 성장 이야기. 이상하게도 내가 책도둑을 읽을 때, 유대인이 나오는 책을 많이 보게 됐었는데, 똑같은 전쟁을 독일인의 상황에서 보게 되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관점이었다. (그동안, 유대인의 관점 또는 미국인의 시선으로 보게 된 2차 세계대전이 대부분이었다)

나치에 대해, 혼란스러운 전쟁에 대해, 그리고 사람에 대해 리젤은 책을 통해 성장을 하게 된다.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이 책의 재미인데, 특히 리젤의 양부모님에 대한 작가의 묘사는 너무나도 재미있고 아름답다.

이 책은 슬프지만, 희망을 얘기하고 있고, 블랙유머가 스며들어 있다. 특히, 책 중간에 있는 그림책은 눈물을 흘리면서 봤었다.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질질 짜면서 책을 본 건 이게 처음이라;; 스스로 좀 당황했지만 우선은 별 다섯 개를 줄 만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