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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제목: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원서 : 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아마도 이 책은 따뜻하겠지... 라고, 책 제목을 보고 생각했다. 다 읽고 나서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라며 기뻐했다.

이 책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우정을 쌓는 줄리엣과 건지 섬의 '건지감자껍질 북클럽'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전쟁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와 정의롭고 따뜻한 사람들의 책이야기. 왠지 영국에 있는 건지 섬에 꼭 가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과 함께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는 건지감자껍질북클럽!

때는 2차 세계대전, 독일군의 점령 하에 들어가게 된 건지섬에선 아이들을 영국 본토로 보내고 남은 사람들끼리 마을을 지키며, 독일군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들은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의 마릿수까지도(-악랄하게도 말이다!!) 관리하는 독일군의 감시를 피해 돼지를 몰래 빼돌리기도 하고, 고기를  나누어 먹기도 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몰래 숨어서 만찬을 즐기다 통금 시간을 넘어 집으로 돌아가던 엘리자베스는 독일군과 맞닥뜨린다. 그리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엘리자베스는 문학모임을 하다가 돌아가는 길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렇게 이들의 가짜(?) 북클럽 문학모임이 결성되게 되고, 독일군에게 보여줄 문학모임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 모여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줄리엣이 쓴 책인 <엘리아 수필선집>을 읽은 건지섬의 도시는 줄리엣에게 편지를 보내게 된다. 그렇게 건지섬과 줄리엣은 편지를 통해 서로의 일상에 다가가고, 우정을 쌓으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을 당시 유난히 유태인과 독일군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 또는 책을 많이 접하게 되었던 터라, 이 책이 더 남다르게 느껴졌다. 전쟁 속 상황들을 이렇게 따스한 색감으로 표현하고 희망적인 이야기로 끝을 마무리 할 수 있다니. 그동안 나의 정신이 너무 어두운 얘기만을 보아서 그런 것인가. 일명, 폭풍 감동을 받으며 눈물을 한바가지 쏟을 뻔했다. (여러 의미로;;)

전쟁을 미화하거나 또는 너무 리얼하게 그려내서 진저리 나게 하는 작품들과는 달리, 전쟁을 둘러싼 섬 사람들의 희망적인 책 이야기는 작가가 얼마나 따스한 감성의 소유자인지 알게 하는 부분이다.

한평생 책만 읽다가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책을 유작으로 남긴 작가 매리앤쉐퍼는 살아있을 당시 -사람들이 출판하고 싶은 책을 만드는 것이 소원- 이라고 했는데, 비록 책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죽었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이름으로 나온 책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지금, 그녀는 진정 꿈을 이룬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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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전쟁영화 그만 봐야하는데, 신정 연휴의 짬을 이용해 퍼시픽을 두 번 돌려보는 잉여력을 발휘! 국, 난 액션에 약한 여자였음을 다시 한 번 더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