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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드 보통 - 여행의 기술




여행의 기술.

원제: The Art of Travle
출판사 : 이레





나는 왜 여행을 하는가?

알랭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 제목을 보면, 마치 여행을 할 때 유용한 Tip과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 서적들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그런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뜬구름 잡는 설명이 이어지는 이 책은 독자의 기대와는 달리 -나는 왜 여행을 하는가?-에 대한, 여행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24P

"지난 몇 주 동안 이 섬에 대한 나의 생각들은 광고 팸플릿과 비행 시간표를 읽는 가운데 짜맞추어진 세 가지 공통된 이미지 주위만 맴돌고 있었다."

36P

"나는 집에 있을 때 우울한 자아와 섬에 온 나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연속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42P
"행복의 핵심적 요소는 물질적인 것이나 미학적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심리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면 상황이 바뀌고, 새로운 내가 될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일로 순식간에 기분이 우울해지고, 내 방에서 느꼈던 식상함을 여행지에서도 느낄 수도 있다.

여행이라는 건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떠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여행은 훨씬 단순해질 것이다.

그러나, 어떤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바라보게 된다면? 굉장히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알랭드 보통은 여행을 예술과 자연의 위대함 그리고 개인의 시간 활용에 두었다. 단지, 관광명소로 불리는 곳에 가서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도시의 예술을 감상하고 그것을 스케치한다. 그리고 본인의 것으로 그 순간을 남긴다. 또한, 우리의 고민과 걱정들은 대자연 앞에선 한낱 스쳐지나가는 먼지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위대한 자연의 경관 앞에서 인간은 작아짐을 느끼며 안도할 수 있다.

나는 혼자하는 여행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서툴지만 쫓기지 않고 느긋하게 경관을 스케치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세상에 대한 반응이 함께 하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거나 변질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도록 자신의 호기심을 다듬기 때문에, 자신만의 호기심을 무궁무진하게 펼칠 수 있는 홀로 하는 여행은 어쩌면 나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