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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2009)- 시작은 비극 그러나 마지막은 달콤하게.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2009)
감독: 후안 호세 캄파넬라
배우: 솔레다드 빌라밀, 리카도 다린, 칼라 쿠에브도.

내용: 1970년대 아르헨티나, 끔찍한 강간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의 남편과 여검사 이레네, 검사보인 벤야민의 합심으로 범인은 잡혀 종신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정부는 범인이 반정부 게릴라 소탕에 협력한다는 이유로 범인을 풀어준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후에야 밝혀지는 가려진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랑에는 여러 조각들이 존재한다. 순애보 사랑, 풋풋한 사랑, 그리운 사랑, 비겁한 사랑.
이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등장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영화에는 두 가지의 사랑이 존재한다. 오랜 시간 말할 수 없었던 그리운 사랑.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그대로 멈춰버린 남편의 되풀이 되는 기억 속의 사랑. 

이레네와 벤야민의 관계는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랑처럼 풋풋하고 애틋하기만 하다. 반면, 부인을 잃은 남편의 사랑은 지독한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상실에 대한 분노를 안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의 사랑이 묘하게 교차된다.

이 영화에는 몇 번의 반전이 존재하는데, 배우들이 내뱉는 대사 한 마디가 의외로 꽤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집중해서 보면 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주요 동기들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그 놈이 잡히면 실형을 얼마나 받죠?"



잔인하게 살해당한 아내의 남편은 조용히 묻는다. 아내를 죽인 범인은 잡혔지만, 정부의 필요에 의해 죄값을 치르지 않고 거리를 활보한다. 그리고 그 모습에 조용히 분노한 남편은 그대로 모습을 감춘다.

25년 후 검사보였던 벤야민은 남편을 찾아나선다. 여전히 그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은 남편에게 묻는다.

"허무로 가득한 삶을 어떻게 살죠?"

이 영화에서 밝혀지는 반전은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끝나는 듯 하다가 충격적인 진실을 주인공의 눈을 통해서 다시 보여준다.

그리고 거기에 숨을 죽이고 보게 하는 영화의 힘이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차역에서 남녀 주인공이 헤어지는 장면을 꼽는데, 왠지 이 영화의 마지막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마지막에서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남자 주인공에게 환화게 웃는 여검사의 얼굴은 대단히 아름답다. 화면도 아릅답고, 배우의 표정이 정말로 좋다.


남자가 말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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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말한다.

"복잡할 텐데요?"
.
.
.
.
다시 남자가 말한다.

"상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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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의 대답에 비로써 웃는다.




25년의 세월을 지나 겨우 입밖으로 꺼낼 수 있었던 그 말. 이 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시작은 비극적인 미스터리 살인사건으로 출발했지만, 마지막에는 왠지 모를 달콤한 로맨스처럼 끝나는 점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