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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시민케인(1941): 닿을 수 없었던 이상향, 로즈버드

시민케인(1941)



내용: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였고, 미국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찰스 포스터 케인'이 대저택 제나두에서 의문의 말을 남긴 채 죽음을 맞이한다. 기자인 톰슨은 케인이 죽으면서 남긴 한 마디, "로즈 버드"의 의미를 취재하고자 케인의 주변 인물들을 만나며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인간 '케인'의 삶을 거슬러 올라간다.


닿을 수 없었던 이상향, 로즈버드


철처럼 단단하고, 얼음처럼 차가웠던 한 냉소적인 남자가 죽음 앞에 내뱉은 말 한 마디, '로즈버드' 영화는 이 단어가 가리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그 남자의 삶을 추적한다.주인공인 케인은 큰흐름의 정중앙, 그러니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삶을 살다갔다.그는 미친듯이 사랑을, 자신의 열망을 찾아 헤매면서도 단 한 번도 충족되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엄청난 성공 뒤에 남겨진 로즈버드라는 말은 의문일 수밖에 없다.



열심히 달리다가 문득 뒤를 돌아본다.

당신의 마지막은 어떨 것 같습니까?

어떤 것을 떠올리겠습니까?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뒤통수를 맞듯 놀랐던 점은 시작과 끝의 강렬함 때문이었다. 흔히 미친 존재감이라고 하는데, 시민 케인엔 그런 존재감이 있다.

처음 시작에서, '로즈 버드'라는 단어를 내뱉고 쓰러진 주인공의 손에서 굴러떨어진 스노우볼이 보인다. 그리고 관객들은 영화 내내 '로즈 버드'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환영을 좇는다.

분명, 그가 사랑했던 전부인일 것이다, 또는 그가 언론에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어떤 거창한 의미가 나올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지만, 멋지게 그 생각을 뒤엎는다. 포장된 말이나 대단한 의미를 가진 대사가 아닌 낡은 썰매 하나가 전부다.

사실, 인생에서 대단한 의미를 바라지만 그런 건 없을 수도 있다.

영화의 앞부분에 썰매를 끌고 놀던 아이의 모습이 잠시 나왔다가 사라진다. 그가 태어나고 자랐던 원래의 모습이 그러했을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은 묘하게 이 장면을 나중에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케인의 자택에서 불태워지는 쓰레기 속에 처박힌 로즈버드라는 썰매를 보여주며, 영화는 끝난다.그 강렬함과 깔끔한 전개가 놀라울 정도이다.

단색 화면의 옛날 영화가 그렇듯이 투박한 맛이 있어야 하지만, 이 영화는 어딘가 현대적이고 기발하다. 수많은 영화적 기법이 사용됐다고 하는데, 일일이 그것을 다 발견할 수는 없었지만,적어도 내용적인 면에서는 대단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물어본다, 당신의 마지막은 어떨 것 같습니까?

인생의 의미는 어쩌면 알 길이 없을 수도 있다. 어떻게 내 인생을 말로,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사소한 생각조차 타인에게 온전히 전달하기가 이렇게 힘든 일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