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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세 얼간이: 바보들이 행복한 세상.

세얼간이(2009)


-그 남자가 공부하는 이유.

이 영화를 보고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 선생님이 하신 말이 떠오른다.

"이제 알겠소? 우리 과학자들이 밤새워 연구하는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짜릿한 발견의 순간, 발견하는 즐거움에 이르기 위해서라 이겁니다."

그리고 이런 말도 떠오른다.

"당신의 삶은 한정 돼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며 낭비하지 마세요."

사람은 행동을 할 때 과정과 동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과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나뉘는데, 그 가치 기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양새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과정과 결과를 놓고 본다면, 한국은 분명 결과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회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사람은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극히 감정적인 존재다. 우리는 태초에, 이성적인 결과물만을 위해 일하도록 태어나질 못했다. 그래서 결과만을 위해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즐거움= 열정= 동기= 몰두는 한 세트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열정이 있기에 즐거움도 있고, 그것이 동기가 돼서 몰두할 수 있다. 그러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대체 무엇일까?!

삶을 충만하게 살기 위해서는 바로,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꿈이 무엇인지조차 찾기 힘들다고 고통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잃지 않으려면, 굉장히 많은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초중고교에서 이루어지는 주입식 교육은 열정이라는 싹을 자른다. 자신의 본모습을 오랫도록 뒤돌아보지 못한 우리는 방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세얼간이라는 이 영화는 우리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있다.

바보들이 행복한 세상.
뜨는 아이콘 '바보'에 대해서...

자신을 움직이는 동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행동에 거침이 없다. 그에겐 망설임이나 두려움도 없다. 삶에서 가장 피해야 할 적은 바로 두려움과 불안감인데, 대체로 바보들은 이런 게 없다.

자신이 하고픈 일이 명확하고, 두려움이 없는 사람을 우리 시대는 바보라고 부른다. 입시 지옥에서 나와 자신이 하고픈 일을 찾는 사람도 바보고, 적성에 안 맞는 직업을 관두고 하고 싶었던 대학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도 바보다.

우리는 꿈꾸는 사람들에게 경고 내지는 겁을 준다. "네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너는 가난하게 될 것이다." 이 역시 결과만을 중시하는 머리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다.

분명 꿈꾸는 바보에겐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과정을 즐기고 그 순간을 열심히 보낸다. 인생을 충분히 즐기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 사람에게 결과를 들이미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관점이 전혀 다른 이야기이므로 타인의 기준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많은 바보들이 존재할수록 행복한 사회가 될 것 같다.

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가치를 다른 사람의 잣대로 재고 따지는 순간 우리는 모두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세얼간이의 란초처럼, 적어도 스스로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자는 절대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