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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 간접 탐험.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최근에 불과 몇 년 전까지 가지고 다니던 삼송 휴대폰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모양과 기능이 지금 기준에서 보자면, 너무나도 촌스럽고 뒤쳐져 있다는 생각에 흠칫 놀랐다. 이건 신세계야, 라며 찬양해 마지 않던 물건이 불과 3년 사이에 고물이 돼 버렸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들을 사실 잘 못 느끼고 지나칠 때가 많다. 가끔, 이렇게 옛날 물건(불과 3년 전)을 보며 그떈 그랬었지, 라며 아련한 기억을 떠올려 볼 뿐이다.

 

사용하는 모든 물건은 고물이 된다. <-이게 요즘 들어 많이 되짚어 보게 되는 생각인데, 어떤 물건이 고물로 전락하고 나서야, 비로서 지금이 얼마나 대단한 시대인가를 깨닫게 된다.

 

이 책도 그렇다. 책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지금, 이 순간이, 21세기가 얼마나 다이나믹한 시대인지 알려주는 데 있다. 멋지다~! 현대인!

 

우리는 밀레니엄을 맞이했으며, 그 어느 세기가 겪지 못했던 놀라운 혁명과 발전을 실시간으로 체험하고 있는 세대이기도다. 이 책은 불과 150년 전의 삶이 지금과 얼마나 많이 달랐는지, 그리고 어떻게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볼 수 있는 책이다.

 

식품, 위생, 건축, 산업혁명, 전방위적 19세기를 탐험해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는 현대와 맞닿아 있다. 그래서 흥미롭다. 마치 조지 오웰의 에세이를 보듯이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의 과거를 관찰할 수 있다. 다만, 저자는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했던 작가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나오는 사생활의 모든 역사라 함은 서양의, 특히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얘기가 주를 이룬다.

 

여기서 또 하는 얘기지만, 이 책의 저자인 빌 브라이슨의 재치와 집요함은 남다르다. 자료는 방대하고 책의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 미국과 영국 그리고 유럽을 오가며, 이것저것을 늘어놓는다. 이런 스타일의 책읽기는 일종의 상상력의 풀가동이다. 의외로 소설보다 더 많은 장면들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읽게 되는 게, 이 책을 읽는 나만의 유흥거리다.

 

아무튼, 이 책은 잡다하고, 재미있다.(물론, 내 취향이라서 재미있다는 소리다.)

 

 


 

 

-이 사실들을 알고 있는가?! 다음은 이 책을 읽으면 알게 되는 수 백가지의 사실들 중에 몇 가지.

 

창문세 부과로 사람들은 가능한 한 건물에 창문을 뺐다. 오늘 날 영국에 있는 여러 역사적인 건문들가운데 상당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벽돌로 막은 창문 구멍들은 한때 진짜 창문처럼 보이도록 하려고 벽돌 위에 페인트 칠을 했던 자리였다. (그것조차도 없으면 일종의 수치로 여겨졌다.)

 

 

옥수수 녹말은 탄산음료, 껌, 케첩, 살퉁제 비누 등 등 등 수백 가지의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쇠고기와 양고기, 그리고 새끼 양고기는 무려 1000년 동안이나 거의 먹는 사람이 없었다.그런 고기의 원천인 동물들이 양털과 거름과 근력을 제공해주는 까닭에 죽이기에는 너무 아까운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세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의 동물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식품은 다름 아닌 훈제 연어였다.

 

 

유럽에 도입된 지 150년이 지날 때까지도 감자는 전반적으로 크게 혐오되는 식품이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감자가 건강에 좋지 못한 야채라고 생각했다.

 

 

영국 해안 인근에서는 바다 가재가 매우 풍부했기 때문에 죄수와 고아에게 배급되었으며, 철갑상어도 풍부했던 나머지 캐비아를 술질의 공짜 안주로 제공했다.

 

 

동물계에서는 오직 인간과 기니피그만이 비타민 C를 자체 생산하지 못한다.

 

 

 

 

덧, 보니까 2014년 상반기에 내가 한 일이라곤 팬질밖에 없다...인디자인과 베가스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절실함과 뭔가에 쫓기고 있다는 강박증이 잘 버무려진 반년이 잘도 지나갔구나... 좀더 잉여짓을 고급스럽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