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感
그의 유일한 취미였던 숲속 산책은 어느 날 소녀와 함께 하는 일상으로 변해갔다. 괴상한 몸짓을 하고는 웃고 떠든다. 그 순간을 둘만의 것으로 만끽한다.
행동, 몸짓,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하는 영혼의 쌍둥이. 톰과 제시카. 두 사람의 만남에서부터 비극적 결말까지의 이야기는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를 보듬어 안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것은 항상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족이 주는 끔찍한 학대, 그리고 믿고 따르던 사람의 배신은 청소년인 톰과 제시카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핥아보고, 냄새를 맡으며 공감(共感)을 시작한다.
최악의 부모.
이 영화에 나오는 톰의 아버지와 어른들의 이중적인 모습은 소름끼칠 정도다. 특히, 자신의 아들을 성적 학대하는 장면은 충격을 넘어서 혐오스럽기까지한데, 그로인해서 부서지고, 망가진 톰의 자아가 더 애잔하게 와 닿는다.
안젤리나 졸리는 아버지와의 법적 인연을 끊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피붙이라 해서 무조건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은 노력을 통해서 얻는 것이다."
선택할 수 없는 인연 중에 하나인 가족은 울타리가 돼주기도 하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도 많다. 타인이 곧 지옥이요, 인간 관계는 늘 수수께끼다. 타인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가족이 지옥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도망갈 장소가 필요하다면, <톰과 제시카>처럼 방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사실, 이 영화에 나오는 벤위쇼는 영화 <향수>에서 참 잘생겼다고 (혼자) 좋아라했는데...
더 젊은 시절의 벤위쇼는 뭐랄까, 창백하고 흐릿흐릿한 인상이라 불면 날아갈 듯;;;; 안쓰럽기 그지 없다;;; 결론은 참으로 내 취향이라는 말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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