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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늑대토템: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생명력을 가진 늑대 찬가.

늑대토템

저자: 장룽
출판사: 김영사


초원에서 늑대는 그야말로 사람과 말과 소와 양의 최대의 적이다. 그런데도 어째서 초원의 유목민족은 늑대를 그들의 토템으로 삼은 것일까?

"아무리 많고 강한 적들도 정신을 놓칠 떄가 있기 마련이다. 큰 말이 정신을 놓치게 되면
작은 늑대라도 말을 물어 죽일 수가 있다. 인내심이 없다면 늑대가 될 수 없고, 사냥꾼이 될 수 없으며, 칭기즈칸도 물론 될 수 없다. 늑대를 이해하고 싶고, 칭기즈칸을 이해하고 싶다면 늑대의 인내심부터 배워라!"

늑대의 습성이 흥미롭다. 책으로 읽어내려간 늑대들의 놀라운 조직력과 생존력은 뇌리에 박혀 계속 생각날 정도다. 이 책의 주제는 하나. 늑대에게서 배운다, 이다. 작가가 겪은 삶의 풍부한 경험이 닮긴 놀라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30년 동안 유목민들과 생활하며 늑대에게서 배운 다양한 지식들을 소설로 풀어나갔다. 늑대에 대한 오해와 인간으로 인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자연의 어머니인 탱그리의 현실을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재탄생한 이 소설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늑대 무리가 사냥을 나가서 겨울을 나기 위해 눈 속에 사체들을 묻어두는 장면. 그리고 적당히 부패된 사체를 즐긴다는 설명은 매우 강렬해서 책을 읽고 나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

이 소설은 단지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충분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면서도 풍부한 경험을 녹여낸 유목 민족의 삶과 늑대에 대한 정보도 잊지 않는다. 읽는 사람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게 해준다.

유목 민족은 우리에겐 왠지 낯선 문화이다. 만화책 중에 모리 카오루 작가의 <신부이야기>라는 작품이 있다. 엄청나게 세밀하게 묘사된 유목 민족의 삶이 그려져 있는데, 이 만화책을 보고 늑대토템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말을 타고 양떼를 몰고 다니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대체 얼마나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탐구해야만, 이렇게 세밀한 삶의 묘사가 가능할지 궁금할 뿐이다. 소설도 놀랍지만, 역시 이런 소설을 쓴 작가에 대한 경외감이 대단했다.

* 모리 카오루의 <신부이야기>도 꼭! 함께 읽어야 할 책으로 대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