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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두근두근 내 인생, 로마인 이야기,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P교수의 엽기 연구실, 독거미

2월 책-두근두근 내 인생, 로마인 이야기,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P교수의 엽기 연구실, 독거미. ......근데, 이상하게 많이 못 본 느낌이...?


두근두근 내 인생


내용: 
 조로증이라는 슬픈 운명에 맞서는 아이와 이를 통해 세상을 경험하면서 성숙해지는 부모의 이야기.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는 담백한 문장으로 벅찬 생의 한순간과 사랑에 대한 반짝이는 통찰을 풀어낸다.

이 소설은 기운내라고 시키는 게 아니라, 행운이 있기를 비는 인사처럼. 보는 사람에게 따스한 위안을 준다.

주인공은 말한다. 우리는 아프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아프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라고. 이 소설을 잘 나타내는 대사인 것 같다.

주인공과 그 가족이 아픔을 극복하고 승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덜 아프게 잘 살다가 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과 거기서 얻어지는 삶의 의미를 얘기하고 있다.역시 삶이란 간절하게 바랄 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모양이다...





로마인 이야기

저자: 시오노 나나미

그리스- 로마의 역사는 매우 복잡하고 거대하다. 읽기도 전에 질려버릴 그 방대함을 쉽고 재미있게 잘 요약한 책이 바로 이 책인 로마인 이야기이다.

책의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는 일본 사람이다. 그녀가 이탈리아에 가서 살면서 공부한 방대한 로마사를 이방인의 시선으로 써내린 팩션에 가까운 책. 과히 로마 역사책이 아니라 소설을 보는 것 같은 흥미로움이 가득하다.

비기독교인이 보는 로마의 이야기는 어떨까? 유럽 문화의 베이스가 되는 큰 줄기 중에 하나인 로마, 그리고 기독교. 시오노 나나미는 그 큰 줄기 중에 하나인 로마의 역사를 파헤치며 로마의 강점과 그들의 삶을 재조명했다.

근데, 여기에 조금 묘한 시점이 들어가 있다. 일본인인 그녀는 다신교, 즉 신도에 익숙한 사람이다. 로마 역시 다양한 신을 섬기며 열린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저자는 아마도 그런 로마의 역사를 보며 일본을 떠올렸던 것 같다. 기독교 문화를 바탕에 둔 유럽의 로마에서 비기독교인으로 살면서 저자는 로마의 문화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고, 방대한 로마사를 놀랍도록 재미있게 정리하는데 성공한다.

아직 3권까지밖에 못 읽어서, 뒷부분이 남아있지만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을 예정이라;; 아마도 여름이 다 돼서야 완독이 가능할 듯싶다...OTL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저자: 가이도 다케루
출판사 : 예담

놀란 점은.... 주인공인 다구치의 1인칭 시점으로 시작된다는 것!

솔직히 이 시리즈를 꺼꾸로 읽은 내게 <제네럴 루주의 개선> 과 <나이팅 게일의 침묵>에서 보여진 전지적 작가 시점의 풀이 방식이 더 익숙하고 정리된 느낌이었기에, 후속편을 먼저 읽고 나중에 전편을 보게 된 지금, 작가의 다듬어지지 않은 문체나 시점 처리가 다소 낯설기도 하다.

미리 나오는 인물들의 관계나 캐릭터를 알아버리고 봐버려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역시 몰입하는데 흥미가 떨어져 버렸다. 하지만, 누가 살인을 저지른 것인가?! 라는 의문을 쫓아가는 방식은 이 소설을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의사인 작가가 주장하는 오톱시 이메징 시스템의 필요성을 소설로 풀어나간 스토리가 참으로 신선했고, 전문가가 쓴 소설답게 소재나 캐릭터의 다차원적 해석이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최고 걸작은 <제너럴 루주의 개선>인 것 같다.


P교수의 엽기 연구실


유쾌~ 상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가볍게 읽고 넘길 만한 내용이지만, 꼭 다시 보게 되는 책!

내용:『P교수의 엽기 연구실』은 일본의 대표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오카다 준의 카툰북이다. 하늘을 나는 약, 무엇이든 늘어나게 하는 약, 성장촉진제, 몸이 커지는 약 등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았지만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약을 만들어내는 P교수와 조교의 예측불어 실험이 펼쳐진다. 일상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풍부한 상상력과 빠르게 스케치한 것처럼 보이지만 캐릭터의 개성이 가득 담긴 귀엽고 따뜻한 그림이 조화를 이루어 독자들에게 유쾌한 발상과 웃음을 선사한다.

진정 이런 통찰력은 기나긴 사색이나 명상에서 오는 것인가?! 나도 이런 창의력 좀 가져봤으면.... 남의 창의적인 글이나 평론을 볼 수밖에 없는 신세가 가끔은 처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정말 술술술 재미있게 읽었다. 가끔 보면, '생각'이 부러운 사람들이 있다. 이 작가도 생각하는 게 꽤나 부럽다.... 아주 많이...




독거미



저자: 티에리 종케
출판사 : 마음산책

내용: 촘촘하게 짜여진 거미줄 같은 복수극! 

상식과 금기를 뛰어넘는 복수극을 그리고 있다. 세 가지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먼저 저명한 성형외과 의사 리샤르와 아름다운 여인 이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얼핏 내연 관계로 보이는 그들은 사실 서로를 철저하게 증오하며 서로의 고통만이 삶의 이유인 관계이다. 두 번째는 방에 묶인 채 고문당하는 뱅상과 그를 납치한 미갈의 이야기이고, 세 번째는 도주 중인 은행 강도 알렉스의 사연이다. 각각 진행되던 세 이야기는 어느 순간 하나로 모이고, 모든 우연이 필연이 되면서 그들의 관계가 충격적으로 드러난다.


영화 <내가 사는 피부>의 원작이 된 소설!
너무 충격적인 소재와 반전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이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 도바르가 영화로 각색했다. 이 소설은 짧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전개로 필요한 말만을 전하며 판단은 읽는 사람의 몫으로 남긴다. 필요한 설명도 장치도 모두 심플하다. 요즘 설명도 많고 복잡하며, 길게 늘어지는 글들만 읽다가 이렇게 절제된 문체를 읽으니, 속이 시원한 느낌이다;;; 역시 소설은 이런 식으로 써야하는 것인가?!

복수에 대해서.

통쾌한 복수가 있고, 찜찜한 복수가 있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상대의 태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복수라는 것은 자기 극복과 닮아있는데, 결국 누군가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감정은
철저하게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미워하고 분해하는 스스로를 극복하는 과정에 속해 있다. 스스로 치유하면 용서가 되고, 아니면 복수가 되는 것도 같지만 결국 그 모든 감정의 정리는 내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복수는 찜찜하고 모두가 불행한 처치에 빠지게 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든다. 그래서 봐도, 개운치가 않고 자꾸 불쾌한 감정이 떠오른다.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이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이 대단해서 정말 영화도 빨리 보고 싶을 정도다. 광화문 스폰지에서 한참 상영중에 있을 때 찾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ㅜ.ㅜ  뭔가 주절주절, 오늘은 말이 많다;;;

(왜, 난 항상 뒷북을 치는지 요즘 그게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