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 어두운 저 너머의 기억속으로.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내용: 대형 화제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 넷, 그리고 기억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구출한 보모 메리...이들이 감추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대답... 별거없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한줄평:

이건 마치... 음식을 먹었는데, 구리지도 맛있지도 않았다....<--이런 느낌.....

 

 

 

대체 어느 부분이 서스펜스 스릴러인가?!

좋은 공연은 삼박자를 갖추어야 한다. 퍼포먼스,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스토리.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고르라면 역시 스토리의 힘이다. 이 뮤지컬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동기는 분명한데,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없다;;; 그냥, 좀 아쉽다는 얘기다. 솔직히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의 지워진 기억과 그것을 따라가는 감정의 선이 공감되지도 않고, 너무 뻔한 진행과 결말을 보여주어서 나중에는 다른 의미로 놀라웠다.

 

 '설마... 설마... 그냥 이렇게 끝나지는 않겠지..' 했는데 정말 그렇게 끝났다. 뮤지컬 쓰릴미처럼 매력적인 넘버들로 꾸며진 것도 아니어서, 두 번 볼 공연은 절대 아닌 것도 같고,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역시 많은 부분이 비어보이는 극이었다.

 

* 원작 <메리 포핀스>는 영국의 돌끼가 보이는 아동용(?) 이야기인데 반해, 이 <블랙 메리포핀스>는 그냥 원작의 제목과 인물만 따왔을 뿐, 전혀 연관도 없고... 밋밋하고...그러하다;;;

 

* 아! 근데, 다른 건 몰라도 피아노 반주는 정말 좋았다. (물론, 라이브가 아닌 녹음본이었지만...) 특히 앞부분에 그림자 실루엣으로 표현되는 오프닝은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

 

 

지우고 싶은 악몽, 그리고 사람의 기억에 대해서.

 

좀 다른 얘기지만, 20대 이후 사람은 하루에 5만 개의 뇌세포를 상실한다고 한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뇌세포를 잃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맙소사!!

 

인간의 기억은... 부익부 빈익빈의 활동이라고 하는데.... 특히 나이가 들면, 더 심해지는 모양이다.  사실 이 뮤지컬을 보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바로 최면으로 인간의 기억을 지우는 부분이었다. 뭐,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찌그러진 기억을 다시 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누가 나에게 비싼 돈 (처)들여서 공부한 대학교 시절의 정보를 다시 되살려 줬으면 한다. 해가 갈수록 무섭도록, 착실하게 기억을 지워나가고 있는 내 뇌가 한심할 뿐;;;; 하지만 그런 나의 뇌님에게도 좋은 점도 있는 것도 같다. 지우고 싶은 부끄러운 과거도 꽤나 훌륭하게 미화를 한다거나, 자기 합리화와 인지부조화를 거쳐 새롭게 정의를 내려주곤 한다. 기억의 오류를 여러 번 겪다보면 멘붕이 오는데, 이젠 그런 멘붕조차도 멘붕으로 이겨내고 있다....(???)

 

좌우간 나는 요즘 나의 기억력 감퇴를 음식으로 승화시키려는 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