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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콘서트- incheon korean music wave

2013 인천한류콘서트(2013.09.01 )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흥분한 팬들과 광적인 한류팬 외국인들, 이 기회에 인천을 알려야겠다는 공무원, 무슨 고기를 사용했는지 의심스러운 소시지를 꼭 3천원에 팔아야겠다는 아줌마, 화장실 줄이 너무 길어서 공연 전에 이미 세상을 다 살아버린 표정의 소녀들...더운 날씨에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지만 꼭 붙어 있는 -_- 커플들.... 이곳에 모였던,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짜증스러워하는 동시에 환호하는 이상한 장면이 계속되었다. 음... 가학적인 팬덤이 아니라면 이런 결론을 내릴 것이다.

 

아, 젠장....우리가 여기 왜 있지?

 

게다가, 4만 여명의 팬들과 함께 하는 공연인 만큼 규모가 남달랐다. 한 마디로 빨대 꽂을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다. 이쯤되자, 뭐 당연하게도 성가신 인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각종 아이돌 굿즈를 불법으로 만들어서 유통시키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미친듯이 영업을 시작한다. 어린 팬심을 이용한 악랄한 상술이 아닐 수 없다... 코 묻은 돈 긁어가는 솜씨가 장난아니다.

 

이런 짜증과 공포, 그리고 인간에 대한 환멸을 지나고 나서야 내 가수, 내 오빠들을 만날 수 있는 어린 팬들이 안쓰럽지만, 나 역시 그 타들어가는 뙤약볕 아래서 같은 신세였던지라, 누가 누굴 동정할 처지가 아니었다.

 

수많은 타팬들 사이에서 오롯이 BAP 마토끼 봉을 들고 광분해서 응원했던 나는....이걸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의도는 좋았으나 쓸데없는 행동이었다"라고 지금에서야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4만 여명의 함성과 내 가수의 공연을 목 터져라 부르고 나온 뒤의-_- 과도한 아드레날린 분출은  일명 "내 머릿속의 마약" 상태를 약 하루 정도 유지해줬다....

 

아래 공연 보겠다고, 왕복 4시간을 길바닥에 버렸지 뭐야... 하하하.

고맙다, 늙은 내가 너희 때문에 인천 문학 경기장도 가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