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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공연-B1A4 2014 The Class 콘서트 후기.

B1A4 2014 -The Class Concert

 

사실 '어느 한순간' 시작된 것도 같다.

마치 이런 느낌으로.

 

 

예쁘다, 멋지다, 매력적이다, 좋은데? 라고 생각한 뒤 나머지 부분은 다 내 상상으로 채워가는 과정이다. 그 상상력은 즉, 나의 욕망으로 채워지는데, 이게 현실과 괴리감이 심할수록, 팬질이 힘들어지고 그 경계가 이상해 진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경험에 의하면) 팬질은 집에서만 즐기는 게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그런 내가 굳이 공연장을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 푸딩의 증명은 먹어보는 것이란 말이 있듯이- 즉, 백문이 불여일견! 먹어보고 판단하기 위해서다. 우선 나는 관심이 가면 무조건, 콘서트를 기웃거린다. 요즘 아이돌 공연의 기본은 올라이브 반주 세션인 것 같다. 아이돌이라고 해서 대충하는 법은 없다는 소리다.


WM이라는 신생 기획사에서 처음으로 만든 그룹이 B1A4라고 한다. 홍보영상의 퀄리티나 앨범구성을 보면, 웬만한 3대 기획사 수준의 고퀄을 유지하고 있는 게 신기할 따름. 팬들을 위해 선보이는 굿즈나 앨범 디자인의 디테일도 놀랍다.(진심 소름)

  

-공연에 대해서.

 

 

공연이 시작되기 전, 들뜸, 호들갑, 설렘- ?!

 

내 뒤에 있던 (노란 머리의 비영어권) 양덕 언니의 대화를 들었다. 그녀는 현재 한국에서 일하면서, 거의 매주 K-POP 가수들의 콘서트를 보러 다닌다고 했다. 말 그대도 뉴스에서나 보던 한류팬(양덕)이었던 것이다. 자신도 힘들지만 이 짓을 멈출 수가 없다는 한탄도 잊지 않는다. (아, 장하다. 나 영어 알아들었다.)

 

그런데, 그런 양덕 언니가 가장 좋아하는 콘서트가 "빅뱅과 B1A4"란다. 여태, B1A4의 공연에서 실망한 적이 없다는 외국 언니의 말을 들으며, 그 정도인가? B1A4?? 아아아아아아. 그러한가?! 그럼, 난 즐기면 되는 건가?!! 여기서 기대감은 한층 더 상승.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음...이런 경우가 있다. 이른바 노력을 하고, 그 노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차분하고 흔들림 없는 표정"은 보면 딱, 안다. 그 뭐랄까 자신감과는 다른... 성숙한 인간미 같은 거 말이다. 대개 그런 사람의 "어떤 미소"는 굉장히 매력적이며, 상대는 그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결론은 굉장히 가까이서 B1A4의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잘생겼다, 또는 멋있다의 관점이 아니라 한 마디로 인간미 넘치는, 참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얘기다.

 

게다가, 거지가 질투하는 대상은 백만장자가 아니라 좀더 형편이 나은 거지라더니... 그 말이 딱 맞다. 나는 스탠딩이 부러운 게 아니라 내 앞자리에서 좀더 가까이 무대를 보고 있는 수니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좌석까지 올라와서 얼굴 보여주는 아이돌은 정말 처음이라 더 그랬나 보다.

 

이 공연, 우선 팬들을 생각한 여러 가지 이벤트와 구성, 그리고 멤버들의 토크와 뮤직 드라마 등, 전체적인 콘셉트와 스토리가 상당했다. 그리니까, 이게 돈을 많이 들여서 밴드 올라이브 반주에 초호화 음향 시설이나 뭐, 이런 것들의 질이 좋다는 게 아니라- 우선적으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움직인 공연이라는 느낌? 이랄까? 이게 좀 미묘한데 그러니까, 끔찍하게 팬들을 생각하는구나, 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상당했다.

 

 

마지막으로 엔딩 무대에서.

 

The Class Concert답게 학창시절을 콘셉트로 시작해서 졸업이라는 테마로 끝을 맺었다. 공연 중간에 학교 폭력에 대한 메시지를 뮤지컬 퍼포먼스로 연출한 부분도 인상적 이었고,응원전 비슷하게 이어달리기를 하는 이벤트도 색다른 재미였다. 졸업식을 연상시키는 학사모를 쓰고, 졸업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한 마지막도 좋았다.

 

 

음... 모든 공연에서 팬들이 느끼는 감정들은 매우 개별적이다. 다들 혼자서 자신만의 공연을 만들어 가는데, 이게 마지막에는 뭔가 알 수 없는 작용에 의해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음. 나도 같은 생각임."

 

 

이런 눈빛을 주고 받으며, 비장하게 응원봉을 흔든다... 과연, 팬질이란 이런 것이다. 이상하고 알 수 없는, 동질감말이다. 근데, 이게 가수와 팬들도 동시에 그런 공감대를 형성할 때가 있다. 바로 콘서트 엔딩무대 직전의 마지막 멘트 TIME에서다.

 

"고맙고, 사랑한다. 함께 하자. 등등등"<- 이런 류의 으레 있는 말들이 나오지만, 일반인이 보면 매우 오글거릴 이런 멘트들도, 이 진한 동류 의식을 거친 팬덤 앞에선 폭풍눈물을

짜내는 분위기를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사실 이런 맛에 콘서트를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도 잘 몰랐던 내 안의 짠내와 오글거림,

그리고 수니덕심 폭발을 위한 전초전 같은 거 말이다.

 

아, 뭔 후기가 내용도 없는데, 왜이리 길지;;;; 그냥 다른 건 모르겠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걸, 쓰려고 하니 자꾸 글이 오글거리고 머릿속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부작용이....결론은 돈 안 아까운 공연이었다. 하얗게 불태웠다.

 

 

 

덧,

왜때문에 응사 디브디 살 돈이 없는 거지...

OTL

이대로 드덕질 하다가, 또 돈만 날리겠지.... 나란 닝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