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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뮤지컬- 쓰릴미: 지창욱, 김하늘 페어.

2010-06-25 [쓰릴미] 지창욱, 김하늘 페어.




그러니까, 쓰릴미는 극의 첫 시작부터 뭔가, 개미 한 마리가 천천히 내 등을 기어가고 있는 것 같은 낯간지러움이 몰려왔는데, 그건 아마도 뮤지컬에 적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 여태, 드라마와 영화를 주로 보던 내 감각에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하이톤의 격한 대사들은 낯설 수밖에. 하지만, 바로 이런 점이 뮤지컬의 매력임을... 한 번에 못 알아본 본인의 무지에 분노를;;;;

쓰릴미의 장점은, 달랑 두 명의 배우와 피아노 한 대로 무대를 꽉 채우는 존재감. 버릴 시간 없는 극의 전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배우들의 감미로운 목소리!! ㅠ.ㅠ 5만원이 아깝지 않아, 너무 멋져! 꺄아아악! -_- 이렇게 생각. 뭐, 난 감동을 잘 받는 사람이니. 아닐 수도. 아무튼, 내가 본 쓰릴미가 연륜이 있는 배우가 아니었기에, 더 좋았다고 하면 한 대 맞을라나?

20대에 충격적인 살인을 저지른 천재 법대생 네이슨과 리차드 역에 그 나이에 걸맞은 풋풋한 20대 배우를 캐스팅한 것은 탁월한 선택! 퍼펙트~. 전설의 김무열, 최재웅 페어를 본 적이 없어서 비교를 할 순 없지만. 연륜과 나이가 있는 배우와는 분명, 다른 신선함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중요한 건. 생각 외로 무대와 관객석의 거리가 없다는 점! 보통 연극보다는 규모가 큰 뮤지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배우의 연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오지랖 넓은 걱정 따윌 날려버릴 만큼. 객석과 배우와의 거리는 좁았다. 심지어, 리차드가 피는 담배향을 바로 앞에서 맡을 정도로 '그'와 관객인 '나'의 거리는 초접근 관람!

공연을 보고나서 계속 생각나는 대사가 있다OTL...

"난 너의 공범자, 절대로 배신 안 해."

매몰차게 네이슨을 이용하는 리차드지만, 끝까지 네이슨만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리차드. 결코 올바른 소유욕은 아니지만, 리차드의 날개를 꺾어 자신의 옆에 가둔 네이슨... 무섭다기보단, 뭔가 슬펐음. ㅜ.ㅜ그래서, 다른 페어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누가 그랬지. 뮤지컬 = 파산이라고. 쉽게 내가 보고 싶을 때, 언제 어디서나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정해진 시간 제한된 공간에서만 배우들의 연기를 직접 볼 수 있는 공연은 차원이 다른 장르다.

좋은 자리가 없어서 슬프지만, 이번엔 배심원석이 아닌 관객석에서 보고 싶다. 티케팅 퐈이아~ +_+ 모두 예매해주겠어!!+ 소소한 *-_-* 한 가지 바람은 <헤드윅>처럼 한국판 OST가 나왔으면 좋겠다. 정말. 참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