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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뮤지컬- 쓰릴 미 지창욱-김하늘 페어 공연+ 퇴근길

뮤지컬 쓰릴 미


2010.07.15일 지창욱-김하늘 페어 공연+ 퇴근길

 

넘버 - 그를 뒤따른 것뿐.

하늘 네이슨의 50대 연기가 어색하다는 평이 많은데, 나는 의외로 괜찮았다. 다리 저는 모습이라든지, 목소리 톤 바꾸는 것도 나름 디테일하게 표현해서 좋았음. 뭐. 하늘 군의 나이를 생각하면, 50대 연기;;; 대단히 잘 커버한 거라고 봄.생체 나이에서 오는 차이는 어쩔 수 없을 뿐이고;;;

그리고! 오늘, 재영 님이 피아노 반주였는데 완전 시작이 좋았다. 재영 님 등짝을 보며 피아노 반주 폭풍 감상.물론, 시작만 좋았음. -_- 끝까지 여러 번, 반복적으로 반주를 씹어드셔서;;; 나 많이 당황했음. ㅋ

넘버 -모두 너만을 원해.

아악! 이 넘버 시작하면서 하늘 군. 삑사리~ 크크. 순간 헉했음. 그러나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다행. 뭔가 시작부터 집중도가 높지가 않았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애기 페어 얼마 만의 공연이던가 ㅜ.ㅜ

애기 페어 한참, 연기 로딩중에 있다가 버그 온 느낌;;;; 일주일에 한 번 공연... 너무 한 거 아냐!! 누가 스케줄 짠 거야.. 초레어 페어가 됐어. 벌써 7월 다 가는데 아직도 공연이 로딩중이라니... OTL

넘버- 계약서

이  넘버에서 가장 좋은 점은 바로 하늘 네이슨의 도리도리. 창욱 리촤가 손 따려고 하자. 싫다고 도리도리... 이건 정말 다른 페어가 흉내를 못 낼 하늘 네이슨만의 매력임. 그리고 난무하는 욕설이 더 치기어리고 자연스러운 애기 페어... ㅋㅋ


넘버- 내 안경/ 진정해

쓰릴 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 그러나 오늘 재영 님의 피아노 완전 하하하.중간에 음 씹는 건 뭐, 이제는 재영 님이기에 이해가 가지만.....그런 너라서 오히려 난 좋다...(뭐래;;)
하지만 하늘 네이슨마저 배신할 줄이야...하늘이는 내안경 시작할 때 반주 안 끝났는데 노래 먼저 시작함. 순간 어라? 뭐지? 했는데 자연스럽게 잘 넘어가서 다행; 근데, 시에서 그 안경을 쓴 사람이 3명밖에 없다는 게 웃긴가;;; 왜 다들 웃지?..으음.....

넘버 - 계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이 부분의 창욱 리촤;; 정말 질질 매달리다가 네이슨이 넘어간 거 같으니까 환하게 웃으면서 나 처럼 강해지라니;;; 설득력이 없어.. ㅋ.ㅋ. 

가끔 창욱 리촤 진심 똘아이 같이 보일 때가 있어서 섬뜩함....하긴, 오늘 파이널 쓰릴미 전에 네이슨도 심의관들이랑 대화할 때, 리촤에 대해서 너무 가슴아파 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만 순간 표정 싹 변하고 미친 놈 처럼 웃어서 또 어라? 왜 저래? 무서워... 덜덜 했음.

그냥 사랑한 게 아니라 집착병 돋는 네이슨이었음...

결론:

오늘 애긔 페어 넘버 다 좋았음. 그냥 무조건 닥찬. 재영 님 너 님의 등짝 퍼포도 감동. 반주 씹는 게 당신의 매력이야.... 사... 사... 많이 좋아합니다... 

내 녹음기 승리했음. ㅁㄴ 성공! ㅠ.ㅠ  애기 페어 녹음본.... 계속해서 무한 반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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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배우님들 퇴근길~ ㅋㅋ
(난 오늘 처음 알았다.. 내 손은 병신이었어.... 손 떨려서 사진 다 버렸음... 아놔....)

인기 페어라 그런지 사람 완전 많았음.
커피빈이 급 사인회 현장이 될 정도로 대인기...흐흐.



정말 하늘 군. 방긋 웃으며 수많은 누님들에게 사인해주고 사진 인증해주고, 물론, 나도 같이 사진 찍었;;;; 사인도 받았;;;;; 게다가 동영상 촬영까지;;;; 대화도 나누었음. 공원에서 8월 애기페어 티켓 또 주웠음. 나 전관 찍을 기세임...누가 나 좀 말려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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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추가...

더뮤지컬 7호- 쓰릴미 <네이슨> 기사 발췌.

너는 뜨겁다. 하얀 햇빛 사이로 섬광이 인다. 눈물이 흘렀다. 머릿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울렸다. 목소리는 무언가 애원하듯 절실했고 부드러웠으면 두려움에 사로잡힌 것 같기도 했다. 리처드였다. 어두운 얼굴은 그가 입고 있는 흰옷 때문에 더욱 어두워 보였다. 무거운 시선으로 그의 이마와 눈과 코와 입술을 쓰다듬지만 이내 사라진다. 교도소의 철문이 열렸다. 하지만 나는 선뜻 바깥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겨놓지 못한다.

 

“내가 촛불에 종이를 태우고 놀면 아버지는 늘 야단을 쳤어. 그러다 우리 집이 온통 불바다가 되고 가족들이 타죽을 거라며 겁을 줬지. 난 어렸지만 아버지의 말을 믿을 정도로 순진하진 않았지.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는 아버지가 절대로 내주고 싶어 하지 않는 뭔가 대단한 게 감춰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때부터였을 거야. 불장난에 열을 올린 게.”

리처드의 두 눈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처럼 타올랐다. 그는 아버지가 만든 금기를 어기면 어길수록 자신은 더욱 명석해지고 강해진다고 믿었다. 그렇게 리처드는 나의 태양이 되었다. 그의 오만함이나 아름다움은 내게는 없는 것이었으므로 그는 나의 왕이었고 그가 가진 불이 나를 채워줄 것 같았다. 그의 불은 표면에만 닿는 빛이 아니라 심연까지 파고드는 뜨거운 열기였다. 그렇게 우리 둘은 찬양하고 또 찬양받기 위해 서로를 위한 제스처를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리처드는 갈수록 더 강렬한 것을 원했다.

“리처드, 여기서 관두는 게 어때? 유희에 빠져 들수록 달콤함에 더 굶주리게 되는 것 같아.” 나는 진중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나약한 듯, 그의 광기를 자극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지 내가 거절하면, 펄펄 뛰면서 나를 설득하고 고집을 부릴 리처드의 귀여운 모습을 보기 위해 한 말이다. 리처드의 제안을 거부했다가 이내 소심하게 복종하면 그의 불은 더 거세게 타올랐고, 그가 가혹해질수록 나의 마음은 더욱 만족스러운 것으로 차올랐다. 무언가를 궁리하던 우리 눈빛이 마주쳤을 때 둘 중 누구도 시선을 먼저 돌리지 않았다.

“고백해! 맹세해!”

피의 서약이 이어졌다. 나는 리처드에게 복종했다. 아니, 사실은 리처드가 나의 기이한 놀이에 조종당했다. 그는 내가 연출한 무대 위에서 나를 의식하며 움직이는 배우였다. 리처드는 유일한 관객인 내 앞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다가 내 시선이 잠시 다른 곳을 향할 때면 전전긍긍하며 더욱 화려한 몸짓으로 나를 유혹하려 했다. 우리는 서로의 역할에 만족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절대적인 행복이란 없는 법이다.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 그 황홀한 도취 속에는 독약도 함께 들어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나의 목적은 오직 하나, 그를 온전히 소유하는 것이었으니까. 세상을 등지고 어두운 방에 함께 갇히게 되면 비로소 그와 내가 하나가 될 것만 같았다.

“넌 정말 아름다워! 아름다워!”

하지만 리처드와 교도소에 함께 수감된 후에 그와 나의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동일한 세계에 속하지 않았다. 나는 리처드를 바라보며 ‘아름답다’는 형용사로 경탄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말로도 그를 묘사할 수 없었다. 리처드는 내 것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그를 만질 때조차 그는 내 손에 닿지 않았다. 그는 영영 손에 잡히지 않는 모호한 대상일 뿐이었다. 교도소의 둔중한 벽에 갇혀서도 항상 어딘가로 달아나는 얼굴, 오만한, 경탄해 맞지 않는 그를 보면서 마치, 리처드가 완벽한 미의 결정체라도 된 것처럼 나는 열광했다. 다른 누군가에게 그저 평범한 모습에 지나지 않을 그런 모습 앞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해보면 광기 어린 나의 사랑을 받고 있었던 것 외에 그에게 다른 특별함은 없었던 것 같다. 완전히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 앞에서 무력했다.
“이젠 정말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너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어.”

어느 날 리처드는 천진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감동했고 감동받은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입술을 달싹였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토라지고 거부하고 소심한 모습으로 투정을 부리던, 교도소 바깥에서의 역할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다음날 그가 샤워실에서 살해당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그냥 다음에 천천히 말하면 되겠지 하고 그 순간을 넘겨버린 것이 못내 후회가 된다. 그에게 몰입할수록 그로부터 더욱 고립되었던 바보 같은 사랑도...

“해바라기 신화를 알아? 너는 태양의 신 아폴론을 사랑했던 물의 님프 클리티에야. 클리티에는 아폴론을 사랑했지만 많은 여자들의 사랑을 받는 아폴론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지. 짝사랑하던 클리티에는 결국 불타는 태양을 닮은 해바라기가 되었어. 해바라기의 검은 씨앗은 타들어가는 네 심장이야.”

사랑받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흘러넘치던 리처드가 농담처럼 내게 한 말을 떠올려본다. 그는 불타는 태양이고, 나는 태양을 사랑하고 또 태양을 닮고 싶었던 해바라기였을까. 나는 빛이 사라진 세상에서 머리를 땅으로 향한 꽃처럼 고개를 숙이고, 검고 딱딱한 심장을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