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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연극- <하얀 앵두> 후기


<하얀앵두>

"그때는 그게 그렇게 없어질 줄 몰랐지, 하나뿐일 줄 몰랐지."



8월 22일 오후 2시 20분 두산 아트센터에 도착. 아버님, 어머님, 삼촌, 언니, 동생, 옆집 아저씨, 아줌마 포스의 여러 사람들 속에서 나 홀로 관람 시작;;



1.
러닝 타임에 대해서.... 우선 2시간 20분의 아주!! 긴공연이었다. 그러나 공연 내내 잔잔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주었고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에 돈이 아깝지 않았다. 다소 가격이 비싸게 책정된 게 마음에 걸렸었지만 그래도 극의 진정성만큼은 인정!

연출, 극, 무대, 배우, 무엇 하나 대충 만들지 않은 것 같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며 만든 연극임을 알겠다. (그래도 가격은 좀 내립시다. 이 나이에;; 학생 할인 아니었으면 못 봤을;;;; 흑흑 ㅜ.ㅠ)



2.
그러나, 진부한 또는 평이한 내용의 (뭐, 인생이 원래 그런 것이겠지만;;;) 스토리 전개와 뻔한 클리셰... 예측 가능한 배우의 동선과 인물 묘사... 아쉬웠다. 뭔가 기발하고 색다른 것을 원해서 보는 연극이 아니라,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3
돌아가신 할아버지, 부모보다 먼저 죽은 딸, 남편보다 먼저 죽은 아내, 주인보다 먼저 죽는 개, 이 극에서는 계속해서 연속적으로 죽은 사람, 잊혀진 기억, 사라지는 것들에게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한 죽은 사람들에 대한 회상이 -하얀 앵두, 한 그루의 개나리 나무, 5억년 전의 화석 등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장치들이 뭔가, 간단하고 썰렁하기까지 한 흙으로 된 무대를 몽환적으로 만들어 주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왜 연극<하얀 앵두>가 소멸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인지 직접 보고 나서 알았다(느꼈다) 그냥, 내용을 보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자세히 곱씹어 보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보이게 된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없어질 줄 몰랐지, 하나뿐일 줄 몰랐지."
또한, 인생은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진다고도 말한다.


4.
부작용에 대해. 그러니까, 머리가 아픈 거다. 2시간 20분 동안 안 돌아가는 머리를 풀로 가동해서 극을 따라 가다 보니, 허기가 지고 당분이 필요해질 정도로 머리가 팽팽 돈다. 이 연극을 보러 가기 전에 영양 초코바 하나 씹어 먹고 가기를 권해본다.



5.

<하얀앵두>와는 상관 없는 얘기 하나.

<하얀 앵두> 연극이 끝나고 달린 <쓰릴미> 애기네 퇴근길....OTL 집착이 쩌는 거다;;; 그래, 너무 힘이 들었다;;; DSLR은 무겁지, 조공할 만화책과 장난감과 과도한 두뇌 사용으로;;; 머리는 아프지;;; OTL 뭐.... 그래도 막상 하늘군을 보고 마음은 풀렸지만;; 역시 나란 여잔;;;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