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

연극- 술래잡기 : 배우는 죄가 없다.

 

<술래잡기> 2016.06.18

 

 

약 3일 정도 고민을 해본 결과, 이 연극의 배우는 죄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모든 이야기는 "각본'이 중요하다. 별거 없는 이야기를 별거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던 배우들은 죄가 없다. ....내가 다 안쓰러울 정도로 열연을 펼쳤지만, 극본의 태생적 한계가 노잼이다.

 

사실, 대학로 연극의 묘미는 배우들의 연기와 참신한 소재인데, 이 연극은 글렀다. 스릴러도 아니고 미스터리도 아니고..., 다중인격이라는 소재를 잘 다루지도, 제대로 풀어내지도 못했다. 이유를 모른 채, 갇힌 상황에서 "왜"라는 물음을 던지며 시작하는 극의 풀이 과정은 너무나도 어설프고 작위적이며, 안타깝게도 유머가 없다. (노잼의 연속이었던, 화장실 개그가 제일 별로였다...너무 했다.... )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대사로 쏟아내버리는 장면에선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 캐릭터의 감정을 관객에게 강요하는 느낌이었고, 후반에 모든 비밀이 밝혀지고 밖으로 나가는 문이 열렸을 때, "그냥 내가 나갈까?" 심각하게 고민다. 아니, 당최 내가 이 연극을 보고 우울해진 이유는 하나다. 티켓팔이에게 당했다는 사실.... 길에서 대충 시간에 맞춰, 던지듯이 추천하는 작품은 보면 안 되는 거였다.

 

나는 말했다.

무서운 거, 공포연극 주세요.

 

티켓팔이가 말했다.

스릴러 연극 "술래잡기"보세요.

 

도대체, 공포가 스릴러로 왜 바뀌었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게다가 이 연극은 전혀 스릴 있지도 않다.)

 

사전에 보고 싶은 걸, 미리 조사해서 갔어야 했다. 친구님의 생일을 맞이하여, 야심차게 돌아다닌 결과가 이것이라니.... 물론, 맛있는 멕시코 요리를 선택한 것에는 후회가 없다. 그냥, 뮤지컬과 연극을 안 본 지가 오래 돼서, 작품 선택에서 맛탱이가 갔나 보다.

 

티켓팔이 녀석을 때리고 싶다.

 

 

덧,

 

무서운 거, 즉 깜짝 놀라는 공포 연극을 원하는 사람에겐 비추합니다.